서울대병원 손해배상 판결은 "의학적 판단 무시한 것"
서울대병원 손해배상 판결은 "의학적 판단 무시한 것"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11.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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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고 백남기 유족이 서울대병원 등 상대로 낸 손배청구소송 결과 반발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사망 원인 판단 어려워···주치의 최종 판단 존중해야"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가 고(故)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이 백선하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에 45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결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전문가의 판단을 배제한 채 사실상 여론재판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는 백씨의 유족들이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은 공동으로 4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 승소 판결했다. 

백씨의 사망 종류가 '외인사'임이 명백한데도 백 교수가 레지던트에게 사망진단서를 작성하게 하면서 ‘병사’로 기재하게 한 것은 의사에게 부여된 합리적 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사망진단서 작성에 있어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병의협은 "이번 판결은 전문가인 의사의 의학적인 판단을 무시하고, 권력과 여론의 압박에 굴복해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판결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돼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질병에 의한 것인지 사고 등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인지는 의사가 아니면 판단할 수 없다”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사망 원인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결국은 주치의의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환자가 사망한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주치의이므로, 주치의가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사망진단서의 내용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병의협의 입장이다.

그러나 재판부가 전문가의 판단에 맡기고 존중해야 할 문제에 대해 정치적인 판단을 끌어들여 잘잘못을 따지면서 ‘사망진단서 작성에 있어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 의무 위반’이라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백 교수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병의협은 “현재 많은 전문가들과 국민들은 재판부의 경솔하면서도 정치적인 판결로 인해 전문가들의 전문성이 침해되고, 사회 혼란만 가중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에 대해서 절망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면서도 "또다시 재판부가 전문가의 판단을 무시하고 정치적인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병의협은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저항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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