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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수련기간 줄었는데···전공의 모집에서 내‧외과 희비 엇갈린 이유는?
똑같이 수련기간 줄었는데···전공의 모집에서 내‧외과 희비 엇갈린 이유는?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1.2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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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493명 정원에 524명 지원해 수련기간 단축 덕 본듯
외과, 정원 176명에 지원자 128명 불과···"홍보 부족" 거론

2020년도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와 외과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전공 모두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됐지만 그 효과에 있어서는 서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2020년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내과 정원 493명에 524명의 지원자가 몰려 정원보다 많은 인원이 내과에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빅5병원에서는 모든 내과에서 지원자가 정원에 상회했고 수도권 수련병원에서도 한림대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에서 충원이 원활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내과 지원율 상승 현상에는 수련기간 3년 단축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 내 내과의 인기가 줄어들며 전공의 충원율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2017년부터 내과 전공의에 대한 수련기간이 단축됐다. 

최근 5년간 내과 지원율 추이를 살펴보면 수련기간 단축이 적용된 2017년도부터 지원율이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과 2016년도 내과 전공의 지원율은 92%, 94%에 머물렀지만 그 이후부터는 104%(2017년), 109%(2018년), 101%(2019년), 106%(2020년)등 줄곧 100%를 상회하는 지원율을 보인 것이다.

내과학회 내에서도 타 과에 비해 내과 전공의들이 내부적으로 수련시간 단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최범순 대한내과학회 간행이사는 "정확한 인과관계는 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수련기간 단축의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줄어든 수련기간이 전공의들에게는 분명한 메리트"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공의법의 준수한 시행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확대, 의전원에서 의대로의 전환 등의 상황도 이유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 중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확대는 내과 전공의들의 장래 진로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여를 했다는 게 중론이다.

윤형규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의전원의 의대 전환 등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확대가 내과 전공의들의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준 이유가 큰 것 같다"며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공적인 시범사업이 내과 지원이 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이사는 "단순히 몇 년간의 지원 통계로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향후 몇 년간의 지원율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진단하는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외과의 경우 올해에도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외과의 전체 정원은 176명으로 지원자는 128명에 불과했다.

'빅5' 중에서는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오히려 미달되지 않은 병원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로 지원율이 저조했다.

수도권에서는 경희대병원과 중앙대병원이 가까스로 외과 전공의 충원을 확정했고 지방에서는 영남대병원과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만이 모집정원을 채웠다.

외과의 경우도 기피과로 인식되며 수련기간 단축이 지난해 시행됐지만 아직 이에 따른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외과는 수련기간 단축이 적용된 2019년도에 오히려 전년도인 2018년 지원율(75%)에 비해 5% 하락했고 올해도 큰 반등이 없는 72%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외과학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홍보가 부족했던 이유도 있고 외과는 수련기간이 단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바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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