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원료의약품에서 발암 우려 물질 잇따라 검출···다른 '티딘'도 문제될까?
합성 원료의약품에서 발암 우려 물질 잇따라 검출···다른 '티딘'도 문제될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11.2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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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보관 과정 오염 때문으로 추정···다른 ‘티딘’ 계열은 화학구조 달라 검출 가능성 낮아
갑작스런 판매중단 부적절 지적에···식약처 "미량이라도 오염물질 섞인 약 그냥 둘 수 없어"

지난해 '발사르탄'에 이어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원료 의약품에서 발암 우려물질이 검출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약품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태의 원인은 이들 합성 원료의약품의 제조·보관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발사르탄’과 올해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등 합성 원료의약품에서 발암 우려 물질과 같은 불순물 검출 사태가 잇따르자 전체 원료의약품에 대한 불순물 안전관리 강화대책을 지난 22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월 위장약 원료물질인 '라니티딘'에서 발암 우려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된 데 이어 라니티딘과 유사한 화학 구조로 된 '니자티딘'에서도 최근 NDMA가 미량 검출됐다. 니자티딘은 라니티딘과 마찬가지로 위산과다, 속 쓰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의 치료에 쓰이는 원료물질이다. 

이 같은 원료의약품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해 7월 고혈압 치료제의 원료인 ‘발사르탄’에서 NDMA가 검출되면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NDMA는 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2A)로 현재까지 합성 원료 의약품에서 NDMA 등의 불순물이 검출되는 원인은 제조 또는 보관 과정에서 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역시 합성 원료의약품인 니자티딘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니자티딘에 포함된 ‘아질산기’와 ‘디메틸아민기’가 자체적으로 미량 분해·결합해 생성되거나 제조과정 중에 아질산염이 비(非)의도적으로 혼입되어 NDMA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번 ‘니자티딘’의 발암 추정물질 검출은 과거 ‘발사르탄’과 최근 ‘라니티딘’ 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후속 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유사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식약처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전문가들이 참여한 ‘라니티딘 중 NDMA 발생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니자티딘에서의 NDMA 생성원인을 더 정확히 분석·조사하기로 했다. 

라니티딘에 이어 니자티딘에서도 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시메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라푸티딘 등 "다른 티딘 계열도 위험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외 티딘 계열 원료물질은 라니티딘이나 니자티딘과 화학구조 유사성이 낮아 NDMA 검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합성 원료의약품에서 NDMA 등 발암 우려 물질 검출사태가 잇따르자 전체 원료의약품에 대해 NDMA 등 불순물에 대해 업체 자체조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이와 별개로 전체 원료의약품에 대한 ‘불순물 안전관리대책’을 통해 식약처 차원의 각종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의약품 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하고 의약품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의약품 제조사와 관리 당국의 문제의 책임을 환자와 의료기관에게 전가하는 행태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의약품 관리와 함께 환자 안전과 의료기관 손실보상 등에 대한 조속한 사후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병협 등은 정부의 수습책과 관련해 “의약품 등의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책임을 제조사나 관리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닌 환자와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의료기관의 비용 부담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원 마련 등의 후속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가 NDMA 잠정 관리기준을 '미량' 초과해 검출된 완제의약품 13개 품목에 대해 제조와 판매를 '전격' 중지하면서 졸지에 관련 제품을 회수해야 하는 제약업계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장·단기 복용에 따른 영향과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수십년간 위장장애 환자들에게 처방되어 온 성분을 한 순간에 판매 중지함으로써 업체들에게 타격을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니티딘’과 마찬가지로 ‘니자티딘’을 단기 복용한 경우 인체 위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니자티딘의 NDMA 최대검출량은 1.43ppm으로 이는 발사르탄의 1/78, 라니티딘의 1/37 수준에 해당한다.

지난 10월 7일 열린 식약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니티딘 성분의 의약품은 144만 명이 복용했고, 위장약 시장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대부분 6주 이내만 복용하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없는데 식약처가 전면 판매중지라는 지나친 조치를 내려 환자, 약국, 제약업계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의경 식약처장은 “극히 미량이라도 오염물질(불순물)이 섞인 약을 그냥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다른 많은 나라들도 회수조치를 했으며 대체약도 많이 있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해 판매 중지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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