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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도 '맞춤형' 시대···그 안에 '정밀의료' 있다
암 치료도 '맞춤형' 시대···그 안에 '정밀의료' 있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11.20 20: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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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별 유전체 정보 바탕으로 맞춤의료 가능케 하는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
선진국서 정밀의료에 앞다퉈 투자···국내서도 K-MASTER 사업단 출범해 대항

암 치료에도 '맞춤형'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개개인의 유전자 특성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치료법을 통해 암을 치료하고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과거에는 꿈만 같았던 맞춤형 의료가 현실로 다가오게 된 데에는 유전체 정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K-MASTER 사업단, 55개 기관 종양내과 의사 참여해 암 진단·치료법 개발

정밀의료는 환자마다 다른 유전체 정보 및 병력 등의 임상정보와 생활환경 및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환자 개개인을 분류하고, 이를 토대로 질병 예방, 진단, 치료 등 개인별 맞춤 의료를 제공하는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이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정밀의료를 미래 전략분야로 전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6월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K-MASTER) 사업단이 출범해 보건복지부로부터 62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냈다.

K-MASTER 사업단은 고려대 안암병원이 주축이 돼 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암 환자들의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고 표적치료제를 매칭한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동시에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암 진단·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K-MASTER 사업단에는 국내 5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4000여 암 환자의 유전체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진행했고, 18개 맞춤 정밀의학 기반 임상연구를 이미 진행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종양내과 의사들이 정밀의학적 접근이 필요한 대상 환자를 선별, 조직 및 혈액 생검에 대한 경험을 갖고, 암 유전체 분석 결과에 대한 임상 적용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국내 신약 개발 업체들이 국책 과제를 통해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큰 소득"이라며 "2021년 말까지 총 1만 명의 암환자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진행하고 20개의 임상시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한편, 데이터베이스에 유전체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우리나라 암 정밀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양내과학회 간담회서 그간의 정밀의료 연구성과·과제 소개

대한종양내과학회(이사장 김태유)가 20일 제 3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암 치료의 미래, 정밀의학’을 주제로 개최한 기자간담회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정밀의료의 연구 성과와 과제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오도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정밀의료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종양학”이라며 종양내과의 정밀의료 플랫폼을 소개했다.

플랫폼은 정밀진단을 위해 형성된 환자의 빅데이터, 즉 각종 인체 유래물과 유전체에서 얻은 정보는 개인의 질병, 예방 치료까지 모든 단계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개인별 생체 유래 정보를 수집해서 연구에 활용하고,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검색해 수백개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정교하고 적합한 표적치료제를 확인, 선택하는 것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지난 2017년 출범한 K-MASTER 사업단을 통해 정밀의료 임상 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또한 정밀의료의 현실화를 앞당기기 위해 ‘암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Korean Precision Medicine Networking Group, 이하 K-PM)’을 발족해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등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PM을 통해 NGS 패널 결과를 정확히 해석하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또한 해석이 어려운 유전자 이상을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논의체인 NGS 종양분석회의(tumor board)에서 논의해 치료법을 제안하는 등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전문가들 "암 환자 실질적 혜택 주려면 제도부터 개선해야"

이미 의학적으로 상당한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전문가들은 정밀의료가 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예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이하 NGS)은 한꺼번에 수백 가지 이상의 유전자 이상을 검사하는 분석법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이상을 진단해 냄으로써 최적화된 맞춤치료를 시행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 2017년 3월부터 '10대 암'의 NGS 유전자 패널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고, 지난 5월부터 전체 암종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문제는 제도적인 제약으로 인해 이렇게 얻어낸 검사 결과를 치료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김지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유전자 이상이 발견돼도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치료 약제가 있어도 해당 암종에 허가가 되어 있지 않다"며 "이 때문에 비보험으로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높아 (치료법 적용이) ‘그림의 떡’인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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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2019-11-23 17:40:26
가족모두 건강하세요
http://cafe.daum.net/rlatj/Sq7T/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