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불필요한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불가'"
의협 "불필요한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불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11.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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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반대성명···"과도한 권력으로 의료기관과의 관계 왜곡될까 우려"
사무장병원 적발은 같은 지역 의사가 적격, "의료계에 조사권한 달라"

의료계가 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은 "불필요할뿐만 아니라 불가하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20일 성명을 내고 "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권은 보험자와 공단의 과도한 권력으로 의료기관과의 관계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사무장병원과 의료계 부당행위 근절을 위해 공단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긴급하고 불가피하게 필요한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이외의 기관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으로, ‘긴급성과 불가피성’이 인정된 경우에 한해서만 부여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의협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 보험료 부과·징수, 보험급여 관리·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의료기관과 대등한 관계에 있는 공단에 의료기관을 단속하고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보험자와 공급자의 대등한 관계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 역시 '사무장병원을 근절해야 한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선 공단에 특사경을 부여할 게 아니라 내부고발시 책임 등을 면제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무장병원을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같은 지역에 있는 의사들인 만큼, '전문가평가제' 같은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의료계 스스로가 사무장병원을 적발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의협은 “공단이 스스로 경찰권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의사단체가 의심스러운 기관을 조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행정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무엇보다 의료기관 개설 시 지역 의사단체 신고를 의무화해 의료계가 검토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무장병원을 개설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

건보공단의 특별사법경찰권, 불필요할뿐더러 불가하다

대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공단 임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하여 거듭 반대의 뜻을 밝힌다. 개정안은 의료인이 아닌 자에 의해 개설된 사무장병원의 범죄에 대하여 공단의 임직원이 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고 건강보험재정의 누수를 막겠다는 의도다.

사무장병원은 각 지역에서 편법을 통해 환자를 유인하고 의료이용을 왜곡시켜 주변의 의료기관에게 피해를 끼치는 한편 오로지 수익만을 추구함으로써 환자에게도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아 의료계 역시 사무장병원의 근절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법으로 경찰이 아닌 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긴급성과 불가피성이 인정된 경우에 한한다. 예를 들면 산불 등에 대응해야 하는 산림 보호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나 국립공원공단 임직원, 또는 국가기밀을 다루는 국가정보원 직원, 경찰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선장이나 해원 등이다. 과연 건강보험공단의 사법경찰권이 이와 같이 긴급하고 불가피하게 필요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 보험료의 부과 및 징수, 보험급여의 관리와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는 곧 공단이 민사적으로 공급자인 의료기관과 대등한 관계임을 뜻한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의료기관을 단속하고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대등해야 할 보험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 안그래도 의료기관이 공단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가 공단직원에게 갑질을 당하거나 심지어는 강압적인 조사로 인하여 목숨을 끊는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경찰권까지 부여한다면 그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선의의 피해자 발생과 미진한 보상 역시 꼬집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 자료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8년간 사무장병원 및 면허대여 약국이 의심되어 공단이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한 요양기관 751개소 가운데 9.2%에 해당하는 69개소가 재판에서 무혐의 또는 무죄 판정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기관이 문을 닫아야 했다. 이에 대한 공단의 보상은 청구비용의 연 2.1% 이자를 더하는 것뿐이었다. 현재에도 조사 받는 기관의 9%에서 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사법경찰권까지 부여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구제 및 보상방안에 대해서는 공단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공단에게 경찰권이 없더라도 의료계의 사무장병원 근절 의지는 확고하다. 사무장병원 특성상 비상식적인 진료행태나 지역사회 의료소비행태를 문란케 하는 과도한 홍보, 유인, 덤핑 등을 일삼는 경우가 많아 의료계 내부에서도 사무장병원을 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의사 당사자가 피해자이면서도 적발시 개인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환수조치를 당하게 되므로 내부고발을 결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무장병원의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고발 시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법적 장치의 고안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사무장병원을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이 같은 지역의 의사들인만큼 의료계 스스로 이를 적발하여 전문가평가제 등의 자율적인 규제를 통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공단이 스스로 경찰권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의사단체가 의심스러운 기관을 조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행정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료기관 개설 시 지역 의사단체에 신고를 의무화하여 의료계가 검토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무장병원을 개설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2019.11.20.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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