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에타노 도니제티 오페라 (연대의 딸)
가에타노 도니제티 오페라 (연대의 딸)
  • 오재원
  • 승인 2019.11.19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클래식 이야기 (494)
오 재 원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오 재 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쾌활한 기적의 아리아와 흥미로운 줄거리의 오페라 코미크
오페라 <연대의 아가씨>는 <사랑의 묘약>, <람메르모르의 루치아>와 함께 도니제티의 대표적인 2막의 오페라이다. 줄리-앙리 베노이 드 상-조지(Jules-Henri Vernoy de Saint- Georges)와 장 프랑스와 알프레도 바야르(Jean-Francois-Alfred Bayard)가 프랑스어 대본을 완성하여 1840년 2월 파리 오페라 코미크에서 초연한 후 그 해 이탈리아 판으로 개정되었다.

이 오페라는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한 군대 조직인 연대에서 버려진 여자아이를 주워 길렀는데 그 여자아이가 자라서 군인 청년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는 줄거리이다. 북과 행진곡 등이 등장하는 등 쾌활한 노래와 흥미로운 내용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오페라 코미크이다.
고대 로마 시절부터 군부대 주변에서 군인 가족이 거주하다 군부대와 함께 움직이는 기록이 많이 있다. 가장 유명한 인물로 칼리굴라를 들 수 있는데, 부대에서 장군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살았으며 부대의 귀염둥이로 자라 결국 로마 제국의 3대 황제가 되었다. 칼리굴라라는 이름도 군화를 뜻하는 ‘칼리가’에서 따온 애칭이라 한다. 

이 오페라의 배경이 된 19세기 유럽은 직업군인 제도가 있었다. 한 번 군인이 되면 은퇴할 때까지 군 생활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번 특정부대에 소속되면 평생 바뀌는 일도 거의 없었다. 이렇게 되자 군인의 가족은 자연스럽게 군부대 근처에서 생활하였고 가장이 있는 곳 가까이에서 지내는 것이 여러 모로 좋았다.

심지어 군대가 전쟁 등으로 차출되어 이동할 때에도 군대와 함께 행동하기를 희망하는 가족들이 많았다.
군대 측에서는 행군속도가 느려지는 등 불리한 점이 많았기에 제약하려 했지만 부대와 헤어지지 않으려는 가족들이 워낙 많고 완강하여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당시에는 군인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한 번 헤어지면, 돌아올 때까지 사실상 소식이 완전히 끊겨 가족들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기약 없이 헤어지기보다는 전쟁터로 따라다니는 것이 나았다.

△서곡 주요한 테마를 엮은 멜로디로 느슨하게 시작하여 쾌활하게 끝나면서 친근감을 느낀다.

△제1막 티롤 지방의 산길 농부들은 모여 있고 여인들은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벤치에는 마죠리볼리오 후작부인이 집사와 함께 앉아 있다. 멀리서 나폴레옹 군대가 전투를 하는 포성이 들려온다. 천하에 무적이라는 11연대의 하사관 슐피스가 군복차림을 한 귀여운 마리를 데리고 등장한다.

17년 전 전쟁터에 버려진 아이였던 마리를 하사관 슐피스가 맡아 길러 왔다. 지금은 의젓한 아가씨가 되어 군대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성격이 쾌활할 뿐만 아니라 용모가 아름다워 ‘연대의 아가씨’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마리는 요즈음 며칠 동안 무슨 생각에 사로잡힌 듯 침울해 있다. 그녀는 절벽에서 떨어진 자신을 구해준 스위스 청년을 사랑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알아차린 하사관이 이에 대해 묻자, 그녀는 솔직하게 대답한다.

그러나 슐피스는 그가 연대의 군인이 아니므로 결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 때 군인들이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청년 토니오를 스파이 혐의로 붙잡는데 마리는 그가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자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슐피스에게 간절히 용서를 빈다. 연대의 일원이 되면 자신을 내치지 않을 거라 믿고 토니오가 군복을 입고 나타나자 군인들의 표정과 태도가 확 달라진다. 신이 난 토니오가 레제로 테너(테너 음색 중 가장 가볍고 정교한 목소리)의 최고음인 ‘하이 C’를 무려 아홉 번이나 쏟아내며 아리아 ‘전우들이여, 오늘은 즐거운 축제의 날(ah! mes amis quel jour de fete!)’을 부른다.

노래를 들은 슐피스는 토니오에게 군입대를 허가하고 하사관 슐피스를 비롯한 여러 동료들이 입대를 축하하며 마리에게 연대의 노래를 부르게 하자 토니오와 함께 2중창을 노래하고 이어 합창으로 이어진다. 한편 슐피스는 후작부인에게서 마리가 그녀의 조카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성으로 데려가겠다는 통고를 받자 토니오를 비롯한 모두가 슬퍼한다. 마리도 이별의 아리아 ‘안녕(I saut parity…)’을 애절하게 부른다.

△제2막 후작 부인의 성 마리는 후작부인의 집에 온 후 고상한 노래와 귀족 춤을 배우고 있다. 마침 그때 그녀는 부상병이 되어 성에 머물게 된 슐피스와 함께 ‘연대의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한다. 마리는 부인의 명령으로 크라키드되 가의 공작과의 결혼을 고민하고 있다.

후작부인은 마리가 귀족 노래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고 옛 노래만 부르려 하자 화를 내고 나간다. 마리는 혼자 남아서 옛 친구들을 그리워한다. 이 때 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돌아온 토니오가 들어온다. 그와 마리 그리고 슐피스는 재회를 기뻐하며 삼중창을 부른다. 마리는 토니오와 도망갈 계획을 짜고 슐피스도 이에 찬성한다.
그런데 이때 후작부인이 나타나 사실 마리가 자신의 사생아로 귀족과의 결혼으로 그동안의 죄를 보상하고 싶다고 말하자 마리는 어찌할 줄을 모른다. 토니오와 병사들은 마리의 결혼에 대해 반대하지만 마리는 어머니의 희망이라면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고민한다.

장면은 바뀌어 공작과 마리가 결혼식을 올린다. 그녀는 결혼식에서 옛날 즐거웠던 연대의 생활을 회상하며 ‘연대의 노래’를 부르자 후작부인의 마음이 움직이고 마침내 토니오와 결혼하는 것을 허락한다.
일동은 기쁨에 찬 ‘조국 프랑스 만세(Slut a la France)’를 부르며 두 사람을 축복하면서 막이 내린다.

■ 들을 만한 음반
△조안 서덜랜드(마리), 루치아노 파바로티(토니오), 리차드 보닝(지휘), 로열 코벤트가든 오페라(Decca, 1967)
△나탈리 드세이(마리),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토니오), 브루노 캄파넬라(지휘), 로열 오페라(Virgin DVD,  2008)
△준 앤더슨(마리), 알프레도 크라우스(토니오), 브루노 캄파넬라(지휘), 파리 국립오페라(EMI, 198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