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정규직 전환 딜레마···본원은 되는데 분당은 안 되는 이유
서울대병원 정규직 전환 딜레마···본원은 되는데 분당은 안 되는 이유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1.14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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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파업 장기화 조짐 보이며 물리적 충돌 발생하자 의료계 규탄 성명
분당은 인력구성 전혀 달라···일방적 정규직화 요구는 "정부 가이드라인 무시하는 것"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 분회 파업모습.(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 분회 파업모습.(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파업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노사간에 물리적 충돌마저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협이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본원은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같은 성과를 홍보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식구라 할 수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자 의료계 안팎에서 속사정을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 파업 과정서 환자 폭행?···의협, 검찰청 고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4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당서울대병원 노조 책임자 및 노조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이 병원 노조원들은 병원 1층 출입구 주변을 막아서 환자에게 욕설 및 폭력을 휘두르는 등 과격 시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조원들이 파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병원 및 환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가 직접 개입에 나선 것이다. 노조 측이 정당한 쟁위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환자 안전은 모든 의료서비스의 근간으로 최우선시 돼야 한다. 의료기관의 일원이 이를 잊고 환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만으로 지탄받아야 한다”며 “환자 안전을 위협한 병원노조는 존립의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의협은 전 산하단체와 각 병원에 공문을 발송, 민노총 소속 병원 노조들의 폭력행위와 불법 행위 사례를 수집해 정부 당국에 처벌과 예방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 지붕 아래 고용정책은 두 가지?…“인력상황 자체가 달라”

앞서 분당서울대병원의 본원격인 서울대병원은 지난 9월 국립대병원 가운데 최초로 비정규직 근로자 614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조는 파견·용역직 노동자 450명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이 이같은 전례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 분회는 지난 8일 파업에 돌입하며 “서울대병원 본원은 대상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반면, 분당서울대병원은 공개경쟁 절차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측은 정규직 전원 전환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는데, 두 병원의 인력 고용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2017년 7월 20일 이후 공공기관 비정규직 입사자는 '제한경쟁'이 아닌 '공개경쟁'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여기서 제한경쟁이란 기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상을 기존 비정규직 인원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필수 결격사유만 없다면 정규직 전환을 보장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반해 공개경쟁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위해선 5단계의 채용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능력에 따라 합격과 탈락이 갈리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지 않는다. 비정규직 직원 입장에선 당연히 제한경쟁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바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서울대병원 본원의 경우 정규직 전환 대상자인 전체 비정규직 614명 가운데 공개경쟁 대상자가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은 소수인 이들까지 제한경쟁으로 분류해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에 반해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1300여 명 중 450명이 공개경쟁 대상자에 속한다. 노조측은 이들 450명에 대해서도 본원처럼 "제한경쟁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본원에서도 했으니 무작정 분원도 전원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외부에서는 두 병원의 인력고용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노조측 주장이) 얼추 맞는 얘기 같지만 실상을 알고나면 (양측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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