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사람 살리는 일"
[인터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사람 살리는 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11.1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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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의원, 20년 역작 소아심장 교과서 출간···국회 입성 전 95% 집필...최근에 완성
각 상임위마다 소관 의료기관 두고 있어, 어디에 가든 의료전문가 반드시 필요
조국사태 때 저격수로 거듭나···"3선 성공 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직 도전하고파"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을 감행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여전사'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사실 박 의원은 의사 출신으로서, 의료계가 인정하는 소아심장학 분야 권위자다. 의정 활동하랴, 대정부 투쟁하랴, 요즘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박 의원이 틈틈이 시간을 내 최근 소아심장학 교과서 완전개정판을 출간해 주목된다. 

◆국회 입성 전 95% 집필해 놓고···국정에 치여 이제야 발간

박 의원이 이번에 출간한 책 제목은 ‘An illustrated Guide to Congenital Heart Disease’(출판: Springer). 원래 2001년 제 1판(선천성 심장병 : Pictorial Textbook of Congenital Heart Disease)과 2008년 제 2판(선천성 심장병 : An Atlas and Text of Congenital Heart Disease)이 고려의학에서 출판된 것을 일부 내용을 교정하거나 추가해 업데이트함으로써 완성한 것이다. 

박 의원은 "선천성 심장병을 총 망라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 책은 박 의원이 지난 2012년 국회에 처음 입성하기 전에 집필을 95% 정도 완료했었다. 금세 완성할 줄 알았지만 국정에 바빠 마무리하지 못하다가 약 1년 전부터 건국대 김수진 교수의 도움으로 완성했다. 
기존의 소아심장학 교과서들이 태아에서의 산전진단, 성인의 선천성심장병, 초음파검사, 심혈관조영술, CT 또는 MRI 영상 등 개별주제에만 집중했지만 이 책은 태아에서부터 성인까지, 또 진단부터 치료, 선천성심장병 전반에 걸쳐 모두 종합한 것이 특징이다. 
706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지만  텍스트 위주의 기존 교과서와 달리 그림과 사진 위주로 구성해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뿐 아니라 연구자와 학생, 환자와 가족들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모식도와 이미지만 무려 2013개가 삽입됐고, 이 중 절반이 컬러다. 
박 의원은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결국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사람 살리는 일’이더라"며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이 책이 영어판으로 발간돼 전 세계 선천성심장병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러 위원회 거치며 "의사의 시각으로 접근했기에 문제 발굴해 해결"

박 의원은 현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다. 이 외에도 보건복지위원회, 교육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를 거쳤다. 각기 성격이 다른 상임위를 거치면서도 박 의원은 "의사의 시각으로 접근해 여러 문제들을 발굴,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새롭게 보이게 된다"며 "그런 면에서 17개 상임위원회에 모두 의사가 한 명씩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장 보건의료를 관할하는 보건복지위원회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위원회는 모든 대학병원들을 담당한다. 또 원자력병원·한일병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군병원·보훈병원(국방위원회), 산재병원(고용노동위원회), 자동차보험·교통재활병원(국토교통위원회) 등 따져보면 각 상임위원회마다 직접 소관하는 의료기관들이 꼭 하나씩은 있다. 소관기관이 아니라도 모든 정책의 수립·집행·감시 과정에서 의료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어서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의 대표로 이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박 의원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으로 경찰병원 국정감사를 실시했을 때 경찰병원 MRI(자기공명영상촬영)실에서 조영제와 함께 투여하는 식염수 대신 잘못 청구한 증류수를 그대로 투여한 일이 발생했었다. 최초로 이 일을 공개한 의료기사가 약을 잘못 투약한 사람들에게 오용 부작용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고 국민권익위에 진정을 접수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당시 안행위에서 유일한 의사 출신이었던 박 의원이 나서 “증류수를 정맥주사하면 혈액에 삼투압 변화가 생기고 적혈구가 붕괴하는 용혈현상이 생겨서 부종, 혈전형성, 혈뇨, 급성 심부전이 발생하고, 이후 10~20년 후에 만성질환이 된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고 비과학적”이라고 의학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됐다. 
지난 2016년 식약처 국감에서는 한미약품의 ‘올리타정’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자 이 때도 “신약개발에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해 신약개발 자체의 의지까지 꺽어서는 안된다”고 소수 의견을 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주가 조작 의혹 사태로 묻힌 감이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의미 있는 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소위 '꾼'들이 의료 망쳐"···"더 이상 부조리 없도록 노력할 것"

박 의원은 올 들어 ‘조국 사태’ 때 야당의 최전방 저격수로 나서면서 의료계를 넘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의원 중 가장 먼저 삭발까지 감행했다. 박 의원은 “조국의 딸 조민 씨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의학 논문 제1 저자가 된 것은 의사 입장에서 매우 수치스럽다”고 개탄했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박 의원을 비례대표 출신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초선 때부터 ‘송파구 주치의’를 자처하며 지역구에서 두 번이나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의료계 사정을 잘 아는 의사 출신으로서 의료계의 문제점을 콕 집어내 공론화시키다 보니 '의료계 몫 비례대표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것이다. 
박 의원은 “소위 말하는 ‘꾼’들이 의료를 망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최근 이슈화된 ‘건국대 의대 충주 이전 논란’도 의료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생겨난 일이란 지적이다. 박 의원은 “의학교육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몰상식한 결정을 내려 의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의료 전문가로서 아직 국회에서 할 일이 남아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3선에 성공한다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직에 도전해 "올바른 의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박 의원은 “당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퇴출 서명운동을 벌였던 당시 대학 연구직에 몸담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찾아와 손을 부르르 떨면서 사인을 하고 갔다"며 "당시 그 젊은이들의 분노한 눈빛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부조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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