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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사로잡은 심폐소생술·수술방 체험···"아빠는 이런 일 하는 사람이야"
시민들 사로잡은 심폐소생술·수술방 체험···"아빠는 이런 일 하는 사람이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11.04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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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DDP에서 열린 의협 종합학술대회,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일반인 호기심 자극
회원들 "가족과 시간 보낼 수 있어 좋아"···우연히 관람한 스웨덴 의사 "놀랍고 부럽다"

지난 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은 시민들이 광장에 마련된 ‘열사가 된 의사(의사독립운동사)’ 전시에 관심을 보이며 유심히 읽고 있었다. 최정숙 선생을 비롯해 나창헌 선생, 서재필 선생, 김필순 선생 등의 이야기를 차례로 읽다 보면 어느덧 발길이 ’의학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36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장에 당도하게 된다. 

학술대회장에 발을 들여놓은 시민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젊은 의사들의 소통공간을 지나면 전시관이 눈 앞에 펼쳐졌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신체의 세계를 엑스레이로 촬영한 사진들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옆에는 세포를 다채로운 색깔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이 전시돼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수술방이 그대로 재현됐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수술실에서만 볼 수 있는 다빈치 의료로봇을 비롯한 수술기구를 다뤄보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흉부외과 의사 체험도 했다. 이 외에도 응급의학과 의사를 비롯해 세포를 들여다보는 세포병리의사까지 시민들은 이날 하루 의사로 변신해 의사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간접 체험했다.

사상 처음으로 의사 회원과 일반 국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소통과 축제의 장’으로 열린 의협 종합학술대회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의협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의학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기존 행사가 의사들만 참여하던 ‘학술대회’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국민과 함께 하는 학술의 장이 펼쳐졌다. 일반 국민들에게 의료계와 의사, 의료기관을 바라보는 시각을 개선하는 동시에 '의사와 국민이 함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이다. 

또한 주말에 열린 이번 행사가 '가족, 자녀와 함께하는 학술대회'로 진행되면서 의협 회원들 입장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회원 가족은 "남편이 신경외과 의사인데, 이번 학술대회는 체험과 전시가 함께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논문 준비로 바쁜 남편을 대신해 아이들과 함께 왔다"며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는데,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의사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소개한 회원은 “그동안 주말에 바쁜 시간을 쪼개 혼자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가족들에게 미안했지만, 이번 학술대회는 가족과 함께 참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너무 즐겁고 좋았다”고 전했다. 

행사 장소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다 보니 당일 근처에 왔다가 호기심에 들른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DDP를 구경하던 중 학술대회 현수막을 보고 찾아왔다는 한 스웨덴 관광객은 “올해 의사자격증을 취득했는데 다빈치 로봇수술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한국의 의사협회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의사라는 직업을 체험하고 함께 할 수 있는 학술대회를 마련했다는 점이 놀랍고 부럽다”고 말했다.

박홍준 의협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의협 부회장, 서울시의사회장)은 "기존 의사 중심의 행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의사와 국민이 함께 하는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려와 달리 회원들의 참여도도 높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며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취지의 학술대회가 꾸며지길 희망해 본다"고 덧붙였다.

의협 종합학술대회는 3년마다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제자율규제심포지엄을 비롯해 의사양성교육제도 개혁 심포지엄, 평생교육 및 전문직업성개발 워크숍, 의료감정 인증교육, 연수교육(감염병, 의료광고, 의료분쟁) 등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선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의학 골든벨'과 심폐소생술 체험, 노인생애 체험, 응급실 체험과 수술방 체험 등이 마련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시민들이 제36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의학과 문화의 만남'에 마련된 아트 전시전을 관람하고 있다.
시민들이 제36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의학과 문화의 만남'에 마련된 아트 전시전을 관람하고 있다.
의사를 꿈꾸는 아이들이 수술가운을 입고 수술방 체험을 하고 있다.
의사를 꿈꾸는 아이들이 수술가운을 입고 수술방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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