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위헌 이후 낙태 시술한 의사에 잇따라 무죄 선고
낙태죄 위헌 이후 낙태 시술한 의사에 잇따라 무죄 선고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0.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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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형식상 내년 말까지 '낙태죄' 유효하지만
일선 법원서 전향적 판단 내려···검찰도 12주 내 낙태 미성년 기소유예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 이후 낙태 수술을 시행한 의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헌법재판소는 자기낙태죄 조항(형법 제269조 제1항)과 그에 수반되는 의사낙태죄(형법 제270조 제1항)에 대해서도 위헌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직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선 재판현장에서 헌재의 이 같은 판단이 법적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은 지난 22일 업무상 승낙 낙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임신 4주 차인 임산부의 부탁을 받고 낙태 수술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광주지법 형사3부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의사 B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B씨는 낙태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임산부 요청으로 67차례에 걸쳐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헌재는 재판관 4(헌법불합치) : 3(단순위헌) : 2(합헌)의 의견으로 낙태죄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현재 자기낙태죄와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한 법적 적용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두 조항은 모두 오는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국회에서 개정될 예정이며 개정 전까지는 계속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즉, 법 개정이 이뤄지는 2021년 전까지 현행 자기낙태죄 효력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시한부' 신세가 된 낙태죄에 대해 일선 법원들이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전향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헌재 결정의 취지가 위헌적 요소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는 만큼, 해당 조항이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검찰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최근 임신 12주 이내에 낙태한 미성년자 사건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 처분은 헌재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처음 나온 검찰 판단이다.

전성훈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는 “재판부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7:2 위헌 결정으로 판단하고 형법 270조 1항은 효력을 잃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2021년 새로운 입법개정과는 별개로 향후 유사한 판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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