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이메일로도 진료기록 발급하라"···의료계 "책임은 누가 지나" 반발
복지부 "이메일로도 진료기록 발급하라"···의료계 "책임은 누가 지나" 반발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10.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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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과 관련한 업무지침' 작성·배포해 논란
개인정보유출 등 둘러싸고 책임소재 불분명···의협 "상임위서 따져볼 것"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간해 일선 의료기관에 패포할 예정인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과 관련한 업무지침'을 두고 의료계에선 "의료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며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해당 지침은 이메일 등을 통해서도 환자의 진료기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진료기록 사본, 우편이나 이메일로도 발급 가능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환자가 원할 경우 ‘진료기록부 사본’을 우편이나 이메일을 통해 전송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발급하는 의료기관에서 이메일 주소만 잘못 입력해도 개인정보가 엉뚱한 사람에게 전송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침에서는 신분증 확인 같은 전통적인 방식 외에 '온라인 본인인증'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인증 방식에 대한 설명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의사 A씨는 “의료법상 진료기록부는 '환자 본인 확인 후' 지급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본인 확인을 위한 인증 시스템이나 가이드라인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휴대전화나 공인인증서를 통한 ‘온라인 본인인증’을 통해 서류를 발급하는 것은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잘못된 발급을 두고 책임소재가 명확치 않아 향후 혼란이 야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의사 B씨는 '우편 송부나 팩스 또는 이메일 등 전송이 가능하다'는 문구와 관련해 “정보유출 사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복지부의 지침은 무책임한 탁상공론”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료기관의 실수로 주소가 잘못 게재되거나 이메일 해킹 등으로 발생될 수 있는 환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발급 비용, 담당의사 확인 없이 발급 등 문제 제기

일선에서는 비용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불만이다. 환자가 비용 부담을 지지 않아 일부 환자들이 무분별하게 진료기록 사본을 발급해 달라고 요청할 경우, 인원이 적은 개인병원들의 업무부담이 지나치게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A씨는 “현재 의료기관은 진료기록은 물론 모든 진단서 발급 관련 비용을 환자에게 청구하고 있지만, 이번 복지부 지침에서 진료기록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모든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서류를 발급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B씨도 “대학병원, 중소병원 등 규모가 큰 의료기관이라면 모를까, 의원급 의료기관은 온라인 인증시스템 구축부터 행정 부분을 담당할 인력까지 모두 책임지기 어렵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해당 지침이 환자가 원할 경우 ‘즉시’ 발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과 담당의사의 확인이나 승인 없이도 진료기록 사본을 발급하도록 한 조항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발급 비용이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담당의사의 확인 없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 우려되는 부분이 많아 조목조목 따져야 할 것 같다”며 “의협 상임이사회 토의 안건으로 올려 심도 있게 논의한 뒤 이를 토대로 의협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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