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6 (금)
아름다운 숲길과 위대한 자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숲길과 위대한 자연이 어우러져
  • 김진국
  • 승인 2019.10.22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60) 곶자왈 도립공원
김 진 국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 진 국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제주도 말로 숲을 의미하는 곶과 나무와 덩굴이 엉클어져 만든 덤불을 의미하는 자왈이 합쳐진 합성어가 바로 곶자왈이다. 과거에는 경작이 불가능하여 버려진 땅으로 존재하였지만 지금은 자연의 보고로 숲의 허파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곳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한 종의 식물들이 광범위하게 숲을 형성하여 희귀철새를 비롯해 여러 동물들에게도 낙원으로 사랑을 받는 곳이다.

■ 건강한 초록 숲터널과 아기자기한 테마로 꾸며진 테우리길
도립공원에 도착해서 탐방안내소에서 생태탐방로에 대한 안내도를 보면서 오늘의 걷기코스를 구상한다. 오찬이길, 빌레길, 한수기길, 테우리길, 가시낭길로 불리는 5개의 길 이름도 부르면 부를수록 정겹다. 탐방로를 걸으면서 보아야 할 탐방포인트도 지질, 식물, 동물, 역사에 구분해서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두 어머님을 모시고 온 것을 고려해서 천천히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첫 번째 만나는 길인 테우리길 입구에 들어서니 ‘늘 푸름을 간직한 숲’이 오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진한 숲 내음과 함께 초록을 간직한 원시림들 사이로 놓여진 잘 정비된 나무데크 길로 시작이다. 잎이 넓은 활엽수들이 길 양쪽에서 손을 뻗어 아름다운 숲 터널을 만들어준다. 나무들이 뿜어주는 건강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니 두 어르신도 이곳이 너무 좋다며 칭찬을 아끼시지 않는다.
이곳의 대표 식물인 회색빛 종가시나무들이 빽빽이 늘어서 있고 바위에는 초록 이끼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만든다. 나무데크 길이 끝나고 검은 현무암 바위들이 중간중간 솟아있는 자연길이다. 돌부리에 걸리지 않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옮기다가 길가에 있는 나무 팻말에 눈길이 멈춘다. “이 나무 이름이 뭘까요?”라는 문구 밑에는 나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있다. “이 나무 이름이 뭘까요?”라는 나무패를 들추니 “뽕나무과 천선과나무”라는 정답이 숨어있다. 다음 퀴즈는 무엇일지 궁금해 하며 발걸음을 이어간다.

■ 신비한 용암 지질과 아름다운 곶자왈의 자연 생태가 이어지는 숲길
넓은 공간의 갈림길 쉼터에 있는 나무의자에서 두 어머님과 함께 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 쉬어간다. 정겨운 길 이름이 예쁜 글씨체와 색깔로 쓰여 있는 나무 팻말이 시선을 끈다. 초록 이끼 모자를 뒤집어 쓴 조그만 바위들이 길 옆으로 길게 늘어선 한수기길로 출발한다. 길가에 마주보고 놓여진 나무의자와 주변에 누군가 쌓아놓은 예쁜 돌탑들이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진다. 길을 따라 쌓여진 숯굳빌레 길 돌담은 과거 숯가마가 성행할 때 목재와 숯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길가에 바위 사이로 숨골 / 풍혈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숨골은 지표에서 지하로 뚫린 작은 구멍으로 사람이 숨을 쉬듯 지하가 지표로 숨을 쉬기 위한 통로이다. 여름에는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천연에어컨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림길에서 오찬이길로 들어서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유심히 살펴보니 나무 사이로 노래의 주인공인 예쁜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길 주변이 온통 초록으로 음지에서 잘 자라는 양치식물들의 천국이다. 거북등 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식어가면서 수축현상으로 뭉쳐진 표면이 육각형을 모양으로 만들어져 거북이의 등 모양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계단을 올라야하는 전망대에는 우리만 빨리 올라가 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쭉쭉 뻗은 나무들 위로 아름다운 오름들과 산방산 봉오리가 늘어서 있다. 전망대 옆 호수에 비친 숲의 풍광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테우리길로 들어서 처음에 걸었던 나무데크 길로 돌아와 4코스 4.5km, 2시간여의 곶자왈 투어를 마무리한다.

여행 TIP. 곶자왈 도립공원에는 1코스 1.8km, 40분 코스부터 5코스 6.7km, 150분 코스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상황에 맞춰 둘러볼 수 있다. 주말(금~일)에는 10시와 2시에 사전예약 없이 숲해설 탐방이 가능하며, 주중(월~목)에는 사전예약이 필요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