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강원도 원격의료사업, 의료계 외면에 '빨간불'
'소문난 잔치' 강원도 원격의료사업, 의료계 외면에 '빨간불'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0.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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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배제한 채 사업 추진하다 유일한 1곳마저 불참키로···추가 참여도 없어
강석태 강원도의사회장 “절대 타협 없을 것”···강원도청 "추가 진행사항 없어"
지난 7월24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원격의료 허용을 포함한 규제자유특구 출범을 공식화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지난 7월24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원격의료 허용을 포함한 규제자유특구 출범을 공식화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지원사격에 나섰던 강원도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내 원격의료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없어 해당 지자체에서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것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당사자인 의료인들을 배제한 채 졸속으로 밀어붙일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24일 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선정한 전국 7개 특구를 발표하면서 이중 강원도를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춘천과 원주 일대로, 의원급 민간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사업 발표 당시 참여기관으로 소개됐던 의료기관 1곳마저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고, 아직까지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로선 추가적으로 지원 의사가 있는 의료기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선 의료기관들의 저조한 참여로 인해 결국 해당 사업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강원도의사회 관계자 A씨는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결정을 해야 함에도 의료 현실을 무시한 채 산업육성의 도구로 원격의료를 추진하려 한다"며 "강원도에는 더 이상 원격의료에 희망하는 의료기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애초 정부가 의료계와 사전 협의없이 이번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이번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경우 지역 의료기관의 참여가 가장 핵심인데 지역의사회와 (정부 간에) 의견이 갈린 상황에서 사업 진행은 불투명한 상태"라며 "이대로 가면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원도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강원도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와 공조해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며 원격의료 정책을 반대해 왔다. 강원도의사회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협의체 참여에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의사회 내부적으로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한 상태다.

강석태 강원도의사회장은 "몇 차례 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했지만 원격의료 허용과 관련해서는 의견차이가 있었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향후 원격의료에 대한 반대 의사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계 등과 긴밀한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떻게든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해당 사업에 대해 서면으로 질의하자 복지부는 "격오지에서 원격의료를 시험·검증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사업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해당 사업을 실무적으로 진행해야 할 관할 지자체인 강원도에서는 현재 원격의료 추진을 위한 별도의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강원도청 바이오헬스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해 추가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도의사회와 재차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사업 모델을 의사회에서 정해주면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까지 약속도 했지만 전혀 응답이 없다"며 "의료계 협조가 없다면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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