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R 의무화 입법의 겉과 속··· 명분은 환자 안전, 속내는?
DUR 의무화 입법의 겉과 속··· 명분은 환자 안전, 속내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10.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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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실제 처방 변경 어려워…의무화 법안, 대체 조제·성분명 처방 위한 포석 의혹
약사 출신 전혜숙 의원, 위반 시 과태료 무는 법안 발의···"성분명 처방과 무관" 반박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가 의료 현장에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회에서 의료기관의 DUR 이용을 의무화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환자 안전을 위해 DUR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 현실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입법을 밀어붙일 경우 부작용만 생길 것을 우려하는 한편, "해당 법안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DUR 이용 10건 중 1건 불과···의료 현장선 “금기약품 뜬다고 무턱대고 처방 변경 어려워”

지난 14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국정감사에서는 DUR을 실제 처방에 활용한 경우가 10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여야의원들이 DUR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심평원에 주문했다. 이에 김승택 심평원장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DUR 의무화 법안부터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심평원은 약물 사용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입해 DUR를 구축, 10여 년 동안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선 의료인들은 DUR에서 경고가 떠도 현실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처방을 선뜻 바꾸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개원의 A씨는 “금기 의약품으로 떠도 무슨 부작용이 생기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 대체약제도 없는 상황에서 선뜻 처방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며 “심지어 환자에게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해도 환자가 계속 먹던 약을 고집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개원의 B씨도 “DUR로 중복 처방이 떠도 당장 처방을 바꾸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환자에게 ‘문제된 약을 빼고 먹으라’고 복약지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DUR 의무화가 해법?···의료계 “약사들 숙원인 성분명 처방으로 가기 위한 것 아니냐” 반발

이런 상황에서 약사 출신인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11일 의사 및 치과의사의 DUR을 통한 의약품 정보 확인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약사가 의약품 조제 시 의약품 정보를 미리 확인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의약품 정보 확인을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은 DUR을 통한 동일성분 중복 및 금기 의약품 안전정보를 약사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의약품정보 확인 방법은 복지부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선 약사가 의약품 조제 시 환자의 복용약과 중복여부, 해당 의약품 병용금기 또는 연령금기 여부 등 의약품 안전성 관련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외견상 DUR 이용률을 높여 약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하지만 의료계는 DUR 의무화로 환자의 투약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할 수 있게 되면 향후 대체 조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약화 사고를 방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의사의 처방권을 무력화함으로써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해 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법안 발의 당시 대한개원의협의회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성분명 처방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약사들이 의사나 환자의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DUR을 통해 대체 조제를 함으로써 마진폭이 큰 약을 마음대로 조제하겠다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DUR 의무화 법안이 대체조제 활성화 및 성분명 처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의원이 DUR을 통한 대체 조제를 사후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자 심평원은 “약사가 대체 조제하고자 하는 경우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직접 통보(약국→처방기관)하는 방식에서 우리원 DUR 시스템을 활용하여 간접적으로 통보(약국→심평원→처방기관)하는 방식으로 관련 부서와 업무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DUR 의무화가 대체 조제 활성화 및 성분명 처방과 관련이 없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의료계는 DUR 이용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점검을 무턱대고 의무화할 게 아니라 DUR 점검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DUR 정보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주는 편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DUR 고도화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데 사업 결과에 따라 DUR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 또는 DUR 수가 신설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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