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들여 만들어 놨더니···저조한 DUR 이용률, 10건 중 1건만 처방 변경
수백억 들여 만들어 놨더니···저조한 DUR 이용률, 10건 중 1건만 처방 변경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10.15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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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ㅠㅠ’ 등 무성의한 회신 사례도 급증…국감 지적에 심평원은 DUR 의무화 요청

환자의 약물 부작용 노출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수백억 원을 투입해 구축·운영 중인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이용률이 일선 의료현장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DUR 팝업 발생 후 처방변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심평원에서 의사와 약사가 사용하는 단말기 화면에 팝업 형태로 제공하는 의약품안전정보를 실제 처방에 활용한 경우는 10건 중 1건에 불과했다.

지난 2016년 11.9%였던 DUR 팝업 발생 후 처방변경률은 2017년 12.5%로 다소 높아지더니 올해 11.6%까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전 내에서 점검되는 부문과 처방전 간에 점검되는 부분이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도별 DUR 팝업 발생 후 처방변경 현황 (단위: 천건)
연도별 DUR 팝업 발생 후 처방변경 현황 (단위: 천건)

점검항목별로 살펴보면, 처방전 내 병용금기 의약품의 경우 지난 2016년 28.9%였던 변경률이 2019년 6월 22.8%로 6.1%p 감소했고, 연령금기 의약품의 경우 같은 기간 변경률이 69.7%에서 45.3%로 24.4%P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동안 임부금기(41.4%→36.4%), 비용효과적 함량(12.0%→10.0%), 분할주의(15.2%→14.5%)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전 간 점검항목의 경우엔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병용금기(40.2%→25.1%), 동일성분(14.0%→13.2%), 효능군(11.4%→10.4%) 모두 감소했다.

특히 단일 점검항목으로 정보제공량이 가장 많은 ‘처방전 간 동일성분’ 항목의 경우 처방변경률이 13.8%(2018년 기준)로 10건 중 1건 정도에 불과했다. 심평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동일성분 중복처방으로 인해 한 해에 낭비되는 금액이 1382억원(2016년 기준)이나 됐다.

심지어 무의미한 사유를 회신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DUR 경고 알림 중 ‘금기’나 ‘동일성분 중복’ 등에 대해 처방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그 사유를 기재하여 회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를 적는 대신 ‘1111’, ‘1234’, ‘ㅎㅎ’, ‘ㅠㅠ’ 등 구체적인 사유를 적기가 귀찮은 듯 무의미한 사유를 회신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열린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해 구축한 DUR이 일선 의료 현장에서 이렇게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질타하며 개선책을 주문했다.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의료현장에서 의약품 처방 시 의약품 안전성 관련 정보를 심평원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건 중에 1건 정도만 처방이 변경된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중복처방 등으로 인해 한 해 1000억 원이 넘는 돈이 낭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른 DUR점검 의약품들에 대해 의료계와 면밀하게 의견을 교환해서 의료현장에서의 처방 변경률이 낮은 이유를 찾고, 필요에 따라서는 DUR처방 변경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같은 당 맹성규 의원은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DUR을 의사들이 무시하면 투자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의료현장에서 의약품 사용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참고하도록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DUR과 관련해 집중 포화를 맞은 김승택 심평원장(사진)은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DUR 의무화 법안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DUR 사용을 의무화하면 의료 현장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원장은 “DUR을 통해 제공된 의약품 안전 정보를 무시하면 과태료를 부과토록 한 법안이 국회에 2건 제출돼 있는데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DUR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사용 의무화가 되면 현장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우선 금기의약품의 부작용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대체 약제 정보를 제공하며, 마약류 등 위험성분은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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