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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축 허가는 "의료계와 지역주민간 '이해' 속에서 만든 결과물"
이번 신축 허가는 "의료계와 지역주민간 '이해' 속에서 만든 결과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10.1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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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홍준 신축추진위원장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회관 만들기 위해 총력 다할 것"

# 의료계의 111년 역사와 전통을 ‘이촌동’에서 이어가야 한다. 그동안 의료계가 쌓아온 모든 업적을 계승하는 동시에 현 시대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의료계를 대표하는 건물을 만들어야 한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최대집 회장이 이끄는 제 40대 의협 집행부에서 1~2년 안에 결론을 지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뚜껑'으로 막혀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아가야 할까. 

지난해 8월부터 의협 회관 신축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은 회관 신축과 관련해 그동안 느꼈던 답답한 심경을 이제야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언젠가는 신축 허가 승인을 받을 것'이란 생각으로 회관 신축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나 내년 예정된 총선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답답함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그가 위원장을 맡은 지 약 1년 2개월 만인 지난 4일, 용산구청으로부터 의협회관 신축 허가 승인을 받아냈다. 모두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던 일이었다. 

박 위원장은 용산구청으로부터 신축 허가 승인 소식을 듣는 순간 "막혀있던 가슴 속 한 구석이 뻥 뚫리면서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졌다"고 말했다.

이전 집행부 계획대로라면 의협회관 신축 허가는 지난해 4월쯤 이뤄졌어야 했다. 그때부터 삽을 떠서 지금쯤 구체적인 성과물이 눈 앞에 있어야 했지만, 가장 큰 이해관계자인 지역주민들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의견이 모아져야 했지만 양측의 시선은 자꾸만 반대편을 향했다. 의협 입장에선 회관 건물의 높이를 지금 수준으로 유지해야 했다. 반면 지역 주민들은 '조망권과 전망권이 침해당한다'며 반발했다. 공사 중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과 관련한 민원을 해결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200여 가구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회관 신축추진위원회와 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협의를 벌인 뒤 이를 토대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듣고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승점이 보일 때쯤 예기치 않은 복병이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즉, 의료계와 지역 주민들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합의했던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전 주민이 참여하는 총회를 열었지만, 1년 반 동안 단 한 번도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주민이 불쑥 나타나 "동의할 수 없다"고 나서는 일도 있었다.

박 위원장은 "건축 심의 결과가 올해 1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민과의 협의가 길어져 내년까지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안에 용산구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총선까지 겹쳐 사태해결은 시간이 흐를수록 난망할 것으로 보였다. 

결국 박 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올해 안에 허가를 받아낸다"고 결심하며 마음 속에 배수진을 쳤다. 곧바로 행동에 나서 주민들을 설득해 나갔다. 건물 설계를 일부 바꾸고 건축 공법에 주민 의견을 반영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주민 비상대책위원회와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의협 신축회관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주민의 조망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건물의 위치가 일부 변경됐을 뿐만 아니라 건축 공법도 더 안전하게 재설계됐다.

그는 “의료계와 지역주민이 서로 ‘이해’ 속에서 만든 결과물”이라면서 “서로 이해하고 협조해 가는 것이 같은 지역주민들이 살아가는 ‘정(情)’이지 않겠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회관 신축 허가가 난 데 대해 “앞으로 50년 내지 100년의 의료계를 내다볼 수 있는 회관 건립을 위해 한 발짝 내딛게 된 시간”이라며 "구체적으로 타임테이블에 맞춰 신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본격적인 동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건축허가가 나기 전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매일 그림만 그려왔는데, 이제 ‘액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의미가 생긴 것”이라며 “이제 구체적인 안을 그려나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협회관 신축은 의료계의 111년 전통을 관통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박 위원장은 “관훈동, 쌍림동, 관철동에 이어 지난 1972년 이촌동에 의협건물이 세워졌고, 오는 2021년엔 100년이 넘는 의료계의 역사와 전통을 잇는 상징을 지닌, 새로운 의협 회관이 건립된다”며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고 의료계를 상징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갖춤으로써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회관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위원장은 회관 신축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과 독려를 부탁했다. 그는 “회관 건립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회원들에게 기부금을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본격적으로 회원들에게 홍보하고 동참을 유도할 수 있도록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가는 마음으로 기부금 모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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