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의료폐기물 처리···"병원 내 처리시설 설치로 해결해야”
골치 아픈 의료폐기물 처리···"병원 내 처리시설 설치로 해결해야”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10.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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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법적 제약 풀어주면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처리시설 갖출 것"

전염성이 높은 의료폐기물의 경우, 병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염성이 높은 만큼 안전상의 이유에서라도 장거리 이동 없이 병원 내에 멸균시설 등을 마련해 처리하도록 하자는 견해다.

최근 국회에서 의료폐기물 관리현황을 조사한 김경민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입법조사관은 8일 본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조사관은 “현실적으로 의료폐기물 처리장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늘리기 쉽지 않은 점과 의료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병원 내 처리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폐기물 배출량은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2008년 약 9만1000톤이 배출됐으나 2017년엔 약 21만 9천 톤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년 동안 2.5배 증가한 것이다. 

의료폐기물은 전염성 여부에 따라 격리의료폐기물, 위해의료폐기물, 일반의료폐기물로 분류된다. 이 중 전염성이 높은 격리의료폐기물의 양은 지난 2008년 243톤에서 지난 2017년 2444톤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전염성이 높은 의료폐기물이 멀게는 200km 이상을 이동해 비효율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체 의료폐기물 47%가 한강청 관할 권역에서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의료폐기물 이동현황을 보면 짧게는 100km에서 200km 이상까지 폐기물들이 처리를 위해 이동하고 있었다.

이 같은 문제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전국에 14개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마저 지역별로 편중되게 배치돼 있어 전염성의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의 상당량이 해당 지역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경기지역에 3개(6.2 톤/hr), 경북지역에 3개(8.2 톤/hr), 충남지역에 2개(2.9 톤/hr), 경남, 부산, 전남, 울산, 충북지역에 각각 1개가 있다. 전북권과 강원권, 제주특별자치도에는 지정폐기물 처리장이 아예 없는 실정이다.

김경민 조사관은 “전체 의료폐기물 발생량의 47%인 10만 톤이 한강청 관할 권역에서 발생되고 있으나 이 권역에서 처리될 수 있는 소각시설 용량은 약 5만 4천 톤에 불과하다”며 “병원 내 처리시설 허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병원 내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대부분 법으로 막혀있는 실정이다. 대형병원의 자가멸균시설은 교육기관 200미터 이내에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 교육환경보호법에 의해서도 제약을 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안은 의료폐기물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사업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는 의료폐기물을 멸균,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을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장 내에 갖추도록 명시하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선 병원 내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굳이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법적 제약만 풀어주면 시장 논리에 따라 의료기관들이 알아서 처리시설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의료폐기물 처리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2010년 톤당 51만원 정도하던 처리비용은 2019년 100만원을 훌쩍 넘어 의료폐기물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조사관은 “의무조항을 넣는 것보다 법으로 하지 못하게 막혀 있는 부분을 풀어주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필요에 따라 의료기관들이 자체적 처리시설을 갖추게 되고 이것만으로도 전체적인 의료폐기물 처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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