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정원과 금강송 숲길로 이어져
아름다운 정원과 금강송 숲길로 이어져
  • 김진국
  • 승인 2019.09.25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58) 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한반도의 뼈대 역할을 하는 백두대간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식물자원을  전시 및 연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이곳의 상징동물인 백두산 호랑이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의도 면적의 17.8배인 5,179ha의 부지에 7년간에 걸친 조성사업 후 탐방객들에게 개방되었다. 어린이정원, 암석원, 거울정원 등 총 26개의 전시원과 2002종 385만 본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 어여쁜 정원과 늠름한 호랑이의 기상이 함께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미리 예약한 금강송 숲길 트레킹 시작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해서 방문자센터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시간이 되자 숲해설사분이 오셔서 오늘의 동행인원을 확인 후 수목원 지도를 보며 코스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수목원에 입장해서 트램을 타고 출발점인 사계원까지 이동하는 동안 함께 하는 세 가족이 서로 인사하며 웃음꽃이 가득하다. 트램에서 내려서 길을 따라 천천히 언덕을 오르니 초록 도화지에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생화 언덕의 아름다운 경치에 어른들이 심취해 있는 동안 아이들은 돋보기로 꽃과 잎을 열심히 관찰하며 좋아한다.

암석원으로 들어서니 시원한 분수와 함께 잘 정리된 바위들이 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아준다. 길가에 있는 괭이풀을 한 줌 뜯더니 맛을 보라는 해설사의 말에 조금 주저하다가 모두들 입에 넣는다. 약간은 씁쓸하면서도 새콤한 맛에 모두들 놀라며 먹을 만하다는 표정이다. 호랑이 숲길을 지나는 시간이 마침 10시로 호랑이들이 우리에서 출근하는 시간이라며 먼저 들려보기로 한다. 육중한 몸매의 호랑이 한 쌍이 어슬렁어슬렁 움직이는 모습이 철창 너머로 멀리서부터 보인다. 늠름한 백두산 호랑이 모습을 사진에 담고 발길을 옮긴다.

자작나무원에 들어서니 열을 맞춰 일렬로 늘어선 은빛 자작나무들이 손 흔들며 빨리 오라한다. 자작나무가 은빛인 이유는 햇빛을 반사하여 나무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니 정말 자연의 신비는 끝이 없다. 백두산에 오르면 가장 흔히 보이는 나무가 아름드리 자작나무로 순수함과 고고함의 상징이다. 길가 호박 넝쿨에 달린 호박의 모양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겼다. 윗부분 반은 참외를 닮았고 아래는 영락없는 수박이다. 옛날 민가였던 이곳에는 호두나무와 밤나무 등 여러 과실수들이 가로수처럼 늘어서 있다.

■ 맑은 정기의 나무들과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조화를 이룬 금강송 숲길
수목원 철문을 나오니 넓은 임도로 이어지고 바로 배후에는 금강송이 있는 문수산이 당당히 서있다. 금강송은 예로부터 궁궐을 짓거나 왕실의 물품을 만드는데 쓰였던 나무로 춘양목이라고도 불린다. 예로부터 질 좋은 소나무들의 집산지였던 춘양면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모아진 춘양목들은 뗏목 형태로 만들어져 낙동강을 타고 안동으로 운반되어졌다. 임도를 따라 숲길의 시작점인 숲길 안내소에 다다르니 춘양목의 촘촘한 나이테를 확인할 수 있는 샘플이 전시되어있다. 단단해 보이는 속심과 윤기 흐르는 절단면이 목재로서의 우수성을 한 눈에 보여준다.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니 더욱 맑아진 공기와 함께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쓰러진 소나무 겉으로 하얀 톱밥이 여기저기 쌓여있는 재미난 모양이다. 어느 곤충들이 알을 낳거나 먹이감을 찾으며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어 앞만 보고 걷다보니 반가운 쉼터가 나타난다. 잠시 숨을 고르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천천히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다. 다음에는 주변에 있는 마음에 드는 나무와 포옹하며 서로의 정기를 주고받는 진정한 휴식시간이다.

숲길을 따라 내려와서 다시 널따란 임도에 와서 해설사분이 주시는 나무거울 하나씩을 받아든다. 거울을 눈썹 위에 대고 바라보면 무슨 느낌일까? 시야에 바로 아랫면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새의 눈이 되는 것이다. 수목원으로 들어서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냇가를 만나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어른들은 시원한 냇물에 발을 담그고 쉬는 동안 아이들은 자갈을 들춰내며 숨은 생물을 찾느라 정신없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흔히 볼 수 없는 노란망태버섯을 발견하고는 모두들 신기해한다.

마지막으로 풀잎을 잘라서 만든 작은 배를 물 위에 띄워보는 것으로 체험학습을 마치고 출발점으로 돌아와서 3시간여의 수목원 투어를 마무리한다.


TIP.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1박 2일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보고 예약해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 내에 투어 코스도 다양하고 트램이 정기적으로 순환하므로 동반자에 따라 선택해서 걸어보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