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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쾨헬번호 384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쾨헬번호 384
  • 오재원
  • 승인 2019.09.25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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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86)

■ 평민을 위해 만든 최초 독일어 징슈필 오페라
모차르트가 열두 살에 작곡한 습작 <바스티앵과 바스티엔>, 미완성 작품  <자이데>에 이어 빈으로 온 후 첫 번째 작곡한 오페라이다. 당시 귀족들의 특권과 복잡한 허례허식을 폐지하고자 오스트리아의 계몽군주인 요제프 2세는 시민들을 위한 오페라를 만들기 원했다.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평민이나 시민 계급을 위해서도 독일어 작품이 필요했다. 게다가 모차르트는 당시 유명한 젊은 오스트리아 작곡가였다는 사실 역시 황제가 이 작품을 의뢰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모차르트는 이러한 목적으로 징슈필 양식의 오페라를 제작하기로 하였는데 ‘징슈필’이란 독일어로 ‘노래의 연극’이란 뜻으로, 18세기 후반에 유행한 독일의 민속적인 연극 형식이다. 독일어로 이야기하는 연극적 역사가 들어 있으며, 노래가 풍부히 삽입되어 있는 희극적인 내용인 것이 하나의 특색이다. 이 오페라는 모차르트가 흥미를 느낀 브레츠너(C. F. Bretzner)의 원작을 각색한 슈테파니(J. G Stephanie)의 독일어 대본에 의한 것으로 최초의 독일어로 된 징슈필 오페라가 된다.

모차르트가 이 오페라에서 다섯 명의 주연들을 위해 작곡한 아리아들은 그 선율의 아름다움과 기교의 화려함에서 이후의 어떤 오페라들도 능가하지 못할 정도이다. 물론  <피가로의 결혼> 이후의 작품들이 극적 완성도는 높지만 음악 자체의 다채로움은 이 오페라가 최고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모차르트는 터키풍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18세기 오케스트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심벌, 트라이앵글, 피콜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재치와 젊음을 나타냈다.

이 오페라는 총 3막 27장으로 구성되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벨몬테의 약혼자 콘스탄체가 시녀와 함께 해적한테 잡혀 지방관에게 팔려가자 벨몬테가 콘스탄체를 구하려고 탈출계획을 세웠으나 발각되어, 사형 선고를 받게 되지만 그들의 열렬한 사랑에 감격한 지방관의 명령으로 결국 자유의 몸이 된다는 내용이다.

△제1막 지방관의 궁전 앞 서곡이 끝난 후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려고 나타난 벨몬테는 그 부근의 형편을 살피고 있다. 약혼자 콘스탄체가 시녀 블론데와 시종 페드릴로와 함께 해적에게 사로잡혀 지방관 세림한테 팔려 왔기 때문이다. 그는 보초를 서고 있는 오스민에게 말을 걸어 형편을 알아보았으나 성공하지는 못한다. 오스민이 퇴장하자 벨몬테는 페드릴로로부터 지방관의 열렬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콘스탄체의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는 페드릴로에게 도망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과 해안을 산책하고 돌아올 때 콘스탄체는 지방관과 이곳을 지나갈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때 지방관이 가까이 오자 벨몬테와 페드릴로는 몸을 피해 숨는다. 콘스탄체는 지방관의 구애에 자기는 애인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 후 페드릴로가 벨몬테를 데리고 가 건축가라며 지방관에게 소개한다.

△제2막 지방관의 궁전에 있는 정원 블론데가 아리아 ‘아가씨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부드럽고 철저하게’를 노래한다. 블론데에게 눈독을 들인 오스민은 그녀를 유혹하지만 실패하고 버림을 받는다. 잠시 후 콘스탄체가 나타나 애타는 아리아 ‘어떠한 고문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나는 겁을 내지 않는다’를 노래한다. 그들이 사라진 후 페드릴로는 블론데에게 벨몬테가 와있다는 것을 알리고 탈출 계획도 전한다. 마침 그곳에 온 경비에게 잠자는 약을 넣은 술을 먹이고 인사불성이 된 그를 숨긴다. 그 후 벨몬테, 콘스탄체와 브론데는 테라스에 나타나 삼중창을 부르고 이후 페드릴로가 합세하며 사중창으로 기쁨을 나눈다.

△제3막 지방관의 궁전 앞 어두운 밤중에 벨몬테는 콘스탄체가 있는 창문에 사다리를 놓아 그녀를 구출하는데 성공하고 페드릴로도 같은 방법으로 블론데를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오스민이 무장한 부하들과 같이 나타나 이들 모두를 붙잡는다. 무대는 다시 변하여 궁정의 넓은 방으로 옮겨진다. 벨몬테와 콘스탄체가 지방관 앞에 끌려 나가자 화가 몹시 난 지방관은 그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 선고를 받은 두 사람은 이중창 ‘이 무슨 운명인가! 아 이 괴로움’을 노래한다. 자신 때문에 콘스탄체마저 죽게 되는 운명을 한탄하는 벨몬테에게 콘스탄체는 함께 죽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위로한다. 노래를 들은 지방관이 그들의 진정한 사랑에 감동하여 네 사람을 용서하고, 이들은 자유의 몸이 된다. 모두 지방관의 덕행을 찬양하고 근위병의 합창으로 ‘지방관 세림 만세!’를 부르며 막이 내린다.

■ 들을 만한 음반
△에리카 쾨트(콘스탄체), 로테 새들(블론데), 프리츠 분덜리히(벨몬테), 오이겐 요훔(지휘), 뮌헨 바이에른 슈타트오퍼(DG, 1965) △올린 오케르(콘스탄체), 레리 그리스트(블론데), 피터 슈라이어(벨몬테), 칼뵘(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DG, 1973) △에디타 그루베로바(콘스탄체), 캐서린 배틀(블론데), 고스타 빈베르그(벨몬테), 게오르규 솔티(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85) △베아트 구트만(콘스탄체), 리타 슈트라이히(블론데),에른스트 헤플리거(벨몬테), 페렌츠 프리차이(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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