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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병에 채찍질만 말고 당근도 함께 줘야”
“상급종병에 채찍질만 말고 당근도 함께 줘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9.23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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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협, 政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에 대한 입장 밝혀
중증환자 진료 시 수가가산 확대…의·병협 통일된 의료계 목소리 필요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에 무조건 ‘채찍질’만 가할 게 아니라 ‘당근’도 함께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이하 지병협)는 22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며 지금부터라도 의료 현장 전문가들과 논의해 더 정교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상급종합병원들이 경증환자를 진료했다고 무조건 패널티를 주기보다는 중증환자를 진료했을 때 수가가산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하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의료계 목소리도 하나로 통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운 의장(일산중심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만 패널티를 주며 막대한 데미지를 입히는 식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은 너무나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며 “상급종병에서 경증환자를 진료하지 않고 중증환자를 진료한다면 대신 중증진료에 대한 수가 가산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줘서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에 중증진료 및 연구에 집중해야 하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일차 의료기관에서 맡아도 되는 경증환자들을 대거 진료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의료이용행태에 대해 ‘노동력 낭비 내지 착취’라고 꼬집었다.

이는 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유치원생 수백 명을 가르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

그는 "상급종병이 본연의 역할을 하면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풍선효과로 1·2차 의료기관도 제 역할을 하며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의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이 의장도 "정부 정책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며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 관계자가 마주 앉아 의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해 단기대책부터 중·장기대책까지 아우르는 완성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복지부의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에 대한 의료계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구성한 관련 TF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런만큼 그는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뿐만 아니라 다른 보건의료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의료계의 목소리가 의협 하나로 통일돼 제시해야 수용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현재 의료계에 의협뿐만 아니라 병원협회가 있고 병원협회 산하에 또 중소병원협의회와 요양병원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가 있어 미묘한 입장차가 있지만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결국 의협을 통해 단일하게 제시해야 정부도 더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큰 효과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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