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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의료전달체계 성공하려면?···“질환분류 세분화돼야”
新 의료전달체계 성공하려면?···“질환분류 세분화돼야”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9.23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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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기저질환 고려해 중증도 체계 개선 필요"

최근 복지부가 중증(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책을 내놓은 가운데 정부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려면 기존 '중증도' 체계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중증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위주로 진료하도록 하는 정부 정책 기조와 함께 가면서도 환자의 질환을 좀 더 세부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원장은 23일 서울대병원 김종기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 보험체계 내에서 중증과 경증 질환은 질환명을 통해 구분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백내장으로 내원했다면 경증환자로, 갑상선암은 중증환자로 분류되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나 경증질환이라 하더라도 환자를 둘러싸고 있는 기저질환에 대해 간과하기 쉽다는 게 김연수 원장의 설명이다. 즉, 단순히 질병코드를 통한 질환분류보다는 질환에 대한 복합적 분류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론인 것이다.

김 원장은 "현재 질환분류 체계에서는 환자의 기저질환이 전혀 담보되지 않는다"며 "단순한 경증 질환도 복잡한 기저질환을 고려해볼 때 1, 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원장은 병원 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TF를 중심으로 복지부와 논의를 통해 중증도 체계 분류를 새롭게 합의하겠다는 의도다. 김 원장은 "현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복합질환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고민거리"라며 "TF를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복지부에 의견을 전달, 새로운 합의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도 "지금의 정의(定義)보다 복잡한 질환 분류체계가 필요하다"며 "특히 난치 및 희귀 질병질환자들이 선택권을 갖고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정책과 더불어 중증종합병원들이 경증환자 쏠림을 줄이기 위해 각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서울대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경로를 살펴보면 환자 개인이 선택한 경우와 의료기관 회송이 약 4대 1의 비율을 보였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내원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상태인 것. 김 원장은 이 같은 비율을 1:1로 맞춰야 하며 이를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이 같은 문제를 선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리퍼아웃'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증종합병원에 내원한 경증환자를 돌려보내는 리퍼아웃 비율은 여타 대형병원의 경우 전체 내원환자의 1% 내외 수준이다. 서울대병원도 1%대였지만 최근 1년간 3%대로 리퍼아웃 비율을 끌어올렸다. 

김 원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라 중증환자들의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는 목표가 우선"이라며 "대학병원들도 전체 외래 부담을 줄이고 반대로 입원진료, 교육, 연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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