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치상황 무관하게 통일 후 의료 대비해야”···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인터뷰] “정치상황 무관하게 통일 후 의료 대비해야”···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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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2대 이사장 취임···"남북 간 의료격차, 통일 후 심각한 부담"
‘인도적 지원’보다 ‘교류협력’으로 가야 퍼주기란 비판 피할 수 있어

“의료인은 전쟁 상황에서도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마찬가지로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통일 후 의료상황에 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북보건의료가 통합되지 않은 채 통일이 되면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죠.”

이달 초 통일보건의료학회 2대 이사장에 취임한 김신곤 고려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사진)는 의사신문과 만나 남북통일을 대비한 보건의료 분야 미래 정책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한반도건강공동체를 목표로 통일 이후 의료상황에 대비하고 통일의료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의학·보건학·치의학·한의학·약학·간호학·의공학 등 다양한 학제의 연구와 학술 교류의 플랫폼을 표방하며 지난 2014년에 창립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월 열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막을 내리면서 남북대화도 멈춰선 상황에서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앞으로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남북 보건의료문제가 정치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현 시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며 “어차피 북한은 비핵화의 경로로 가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북미관계도 개선돼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보건의료 분야에서 통일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남북 간 의료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며 “이는 곧 통일을 위한 투자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기조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통일보건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주제도 ‘생명을 살리는 소통, 남북한 보건의료 용어 통일을 위한 준비’로 정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참여해 학회가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과 앞으로 할 일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현재 북한 의료와 관련해 가장 긴급한 현안으로 ‘감염성 질환’과 ‘영유아 건강’ 문제를 꼽았다. 당장 남한의 ‘메르스’ 같은 사태가 북한에 터질 경우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현재 북한의 다제내성결핵 등의 문제도 심각해 시급히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남한의 14배에 이르렀던 영유아 사망률은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북한 어린이의 평균 신장이 남한보다 15cm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결핍을 비롯한 북한 영유아 건강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성장기 시절 영양 결핍을 겪게 되면 성인이 된 뒤에도 만성질환 등 심각한 건강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인 김 이사장은 “북한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당뇨병 유병률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건강 문제는 통일이 될 경우 당장 우리에게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김 이사장은 "(북한 국민의 건강 문제는) 단지 북한을 돕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미래의 건강한 한반도를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 정부에서처럼 인도적 지원만 답습하면 북한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하고 우리 쪽에선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R&D’나 ‘교류협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더 현명하게 남북보건의료를 성장시키는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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