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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혈증 사망률, 선진국의 2배 이상
국내 패혈증 사망률, 선진국의 2배 이상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9.18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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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중환자의학회, 17일 '패혈증 환자 관찰연구' 결과 발표
환자 평균연령 75세로 고령화 추세···전담전문의 역할 중요

우리나라 '패혈증 사망률'이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은 반면 패혈증에 대한 인식이나 병원에서의 초기치료 지침 수행율은 낮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패혈증은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의 인식 제고와 함께 의료진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홍성진)는 17일 용산구 학회 사무실에서 ‘패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다기관 관찰연구’를 발표하면서 ‘패혈증 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월 13일은 ‘패혈증의 날’이었다. 

학회는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 각종 학회 등 의사와 국민들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통해 패혈증 관련 홍보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여전히 패혈증에 대한 인식이 낮아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성진 회장은 “학회는 최근 패혈증 인식도를 높이고 패혈증을 중심으로 한 중환자 치료의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해 ‘한국패혈증 연대(Korean Sepsis Alliance, KSA)’를 설립했다”며 “패혈증의 전국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하기 위한 ‘등록시스템'(website)을 만들어 운영하는 한편 첫 연구로 전국적인 ’후향적 관찰연구‘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회 연구는 전국의 19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 한 달간 응급실로 내원한 19세 이상 모든 환자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한 달 동안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6만4021명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977명이 패혈증 환자였고, 그 중 패혈증 쇼크 환자가 357명을 차지했다. 패혈증의 주된 원인으로는 '지역사회감염'이 80.9%로 가장 많았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75세였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2012년 65.5세, 2015년 68.4세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혈증으로 내원한 환자 중 294명이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패혈증쇼크 환자 중에서 중환자실 입원을 하지 못한 환자는 174명(357명)이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중환자실 운영에 따른 문제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홍 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패혈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현황 파악이 가능했다”며 “패혈증 치료에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역할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중환자실 등급화와 전담전문의 적용기준을 개선하면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학회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국내 패혈증 환자 관리 개선을 위한 심층 조사’ 연구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회는 패혈증 환자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학회와 함께 패혈증 환자들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임채만 전 회장은 “그동안 패혈증에 대한 역학조사나 감시체계가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보건정책도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패혈증에 대해 국민은 물론 의사들의 인식도 낮았고, 이로 인해 패혈증의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의료비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회가 지난 15년간 패혈증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에 대해 국회와 정부에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환자 사망률 감소는 미미한 실정”이라며 “학회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이제 국가와 학회가 함께 하는 ‘공공민간협력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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