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앞으로 심사방식 “先공개, 後심사”
심평원, 앞으로 심사방식 “先공개, 後심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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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심사 일관성·전문성 부족' 지적 수용한 조치
의정협 논의 재개로 PRC에 개원의 출신 위원 참여 기대
본원 원주 이전에 따른 상근심사위원 이탈 방지책도 밝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 이하 심평원)이 지난해부터 기존 ‘건별심사' 방식을 '분석심사’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와 더불어 모든 심사기준을 ‘先공개, 後심사’ 방식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양훈식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장(사진)은 17일 심평원 서울사무소 8층 회의실에서 지난 5월 위원장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심평원의 요양급여 비용에 대한 심사기준은 해당 심사위원이 누구냐, 어떤 지원에서 심사를 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선공개 조치는 의료계가 꾸준히 제기해 온 심사의 일관성 및 전문성 결여 문제가 결국 관련 고시 개정으로 이어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심사기준 선공개 위해 1400개 심사기준 일제 정비

양 위원장은 이번 개선 조치와 관련해 “이를 위해 현재 공개돼 있는 심의·심사 사례는 심사기준(고시 또는 심사지침)으로 명시화하거나 아니면 아예 삭제하는 등 전면 재정비할 것”이라며 “이번 ‘심의·심사 사례 일제 정비’를 통해 의료계의 예측성을 제고함으로써 심사 투명성과 신뢰도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이 이날 밝힌 ‘先공개, 後심사’ 기조에 따라 추진되는 기존 심의·심사 사례에 대한 일제 정비의 관련 법령은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 업무 처리기준 전부 개정(보건복지부 고시 제2019-175호, 2019.8.1. 시행)’이다.

이 고시는 요양급여비용의 심사를 관련 법령 규정에 따라 공개된 심사기준에 의해서만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이 기존 심의·심사 사례를 전면 정비해 고시화하거나 심사지침화하게 된 것이다.

일제 정비 대상은 현재 사례 형태로만 돼 있는 심사기준 약 1400건. 심평원 본원 및 지원에서 심사자가 직접 조정한 사례들과 전산으로 심사 조정된 사례들,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중앙조정위원회 및 분과위원회에서 심의 결정된 안건들을 모두 합친 숫자다.

일제 정비를 위해 심평원은 지난 8월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사위원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위원회 및 실무 TF팀(심사기준 일제 정비단)을 구성해 오는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의정협의체 재개···분석심사 전문심사위에 개원의 참여 기대

한편 이날 심평원은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의정협의체’를 재개함에 따라 분석심사 관련 전문심사위원회 위원에 ‘개원의' 출신의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 11일 의협과 복지부는 간담회를 갖고 조속한 시일 내에 ‘의정협의체’를 다시 운영해 의료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정간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의협이 대정부 협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지 약 7개월 만이다. 

분석심사의 핵심역할을 할 전문심사위원회(Professional Review Committe, 이하 PRC) 위원 구성과 관련해 내부위원, 병원협회, 의학회 추천 몫은 마무리된 상태다. 하지만 의료계가 분석심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의협이 단독 추천권을 가진 개원의 추천 몫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양 위원장은 “지난 8월 1일부터 당뇨, 고혈압,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슬관절 질환 등에 대해 분석심사 선도사업을 시작해 관련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데, 여기서 핵심역할을 할 PRC 위원 중 ‘개원의 출신 임상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아 위원회 구성이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최근 의정협의체 재개에 따라 현재 상황 변화를 지켜보며 개원의 출신 임상전문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상무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상근심사위원(내과전문의)도 “최근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면 머지않아 PRC에 개원의 출신 위원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심평원 본원 원주로 완전 이전에 상근심사위원 이탈 우려…원격심사·위원심사이원화 등 추진

이날 심평원은 올해 말 본원 전 직원의 원주 이전이 완료될 경우 상근심사위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원격심사와 위원심사이원화 방안 등 관련 대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오는 11월 심평원 원주 본원 제2사옥 공사가 마무리되면 심평원 본원의 원주 2차 이전도 올해 말 완전히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심평원 서울사무소에 위치한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상근심사위원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또 그간 심사위원과 심사직원이 대면으로 실시하던 심사환경의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1090명 이내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상근위원은 90명이고 이 중 33명이 전임, 39명이 겸임이다. 나머지 1000명은 비상근위원으로 진료심사평가위에 소속돼 있다. 1090명 중 33명을 제외한 위원들이 각자 병·의원에 근무하면서 심평원에 소속돼 있는 것이다.

특히 본원 심사위원의 대부분이 수도권의 의료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심사의 전문성과 일관성 유지를 위해 이들이 직접 심평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심사할 수 있는 ‘심사위원 업무포털 시스템’을 내년 3월까지 구축, 운영함으로써 시·공간의 제한점을 해소할 계획이다.

원주로 완전 이전 시 상근심사위원의 대거 퇴직이 우려돼 원주 본원 인근 근무·거주자만으로는 임상현장 전문인력 풀 확보와 심사참여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심평원은 현 심평원 서울사무소 인근에 ‘스마트워크센터’를 마련해 위원의 근무지와 심평원 본원 간 이동거리, 소요시간, 심사위원수당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스마트워크센터 근무, 심사위원 업무포털 시스템 활용 등의 근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 위원장은 “원주 이전 시 심사위원 충원을 위해 의약단체 및 학회에 추천 의뢰를 요청하고, 지속적인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책임위원과 상근심사위원을 주축으로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하며 의협 보험이사, 보험부회장 등을 역임한 의료계 대표 ‘보험통’으로 최근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수장으로 심평원에 합류했다.

양 위원장은 “그동안 의료공급자로서 바라보던 시각과 심평원 내부인으로서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다르다”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계와 심평원이 상생함으로써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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