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가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늘렸다?
'문재인 케어'가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늘렸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9.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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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의원 "보장성강화로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증가" 지적에
건보공단, 사실관계 맞지만 '보장성강화' 지적 해석에 이의 제기
요양병원측 “요양병원 환급액 증가율, 타 의료기관보다 안 높아"

최근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의 문제제기로 붉어진 요양병원 본인부담상한제(이하 상한제) 논란에 대해 당사자인 요양병원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마치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 문제의 유일한 원인이 상한제 때문인 듯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요양병원협회는 김 의원의 주장이 정부 정책 변화나 타(他) 의료기관과의 비교를 고려하지 않아 유독 요양병원의 환급액만 급증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장성 강화정책이 사회적 입원 불러" 지적에 건보 "큰 틀에서 해결책 찾아야"

앞서 김승희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 현상이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김 의원은 요양병원 입원환자 수 대비 본인부담상한제에 걸려 환급을 받은 환자의 비율이 지난 2013년 39.6%에서 지난해 63.7%로 크게 증가한 점을 들었다. 김 의원은 특히 최근 6년 동안 본인부담상한제 수급자 환급금 지급에 6조8573억 원의 건보 재정이 투입됐고 이 중 45%인 3조813억 원이 요양병원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가뜩이나 건강보험 적자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양병원을 포함해 본인부담상한제 전반에 대한 재정 누수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측은 "김승희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 중에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은 없지만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소위 '팩트'는 맞지만 '해석'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보공단 급여관리기획부 관계자는 10일 본지 통화에서 “해당 자료는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상한제만의 문제'이며, 이로 인해 건보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식의 결과로 귀결될 수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건보공단은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선 상한제에 문제를 국한할 것이 아니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간 적정한 기능정립 등 큰 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의료법상 역할이 구분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역할이 혼재돼 있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중 33% 정도가 건강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의료처치가 불필요한 환자였다. 반대로 요양시설 입소자 중에서 30% 정도는 의료처치가 필요한 환자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제대로 된 역할 구분을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측 "환급액, 요양병원만 급증한 것 아니야”

요양병원측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요양병원에서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자가 늘어난 것인데, 자칫 자신들이 사회적 입원을 유도한 것처럼 비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김 의원이 정부와 함께 요양병원이 문제라는 식의 주장을 한 데 대해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환급자 증가는 정부가 저소득층의 수혜를 늘리기 위해 상한액을 꾸준히 낮춰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소득분위별 본인부담금 상한액 추이를 보면 2013년의 경우 소득 하위 1~5분위에 대한 상한액이 일률적으로 2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분위별 상한액이 세분화됐다. 즉, 1분위는 80만원, 2~3분위는 100만원, 4~5분위가 150만원으로 대폭 낮아진 것.

이에 따라 1~5구간 상한제 수혜자가 같은 기간 31만 6967명에서 99만 8832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고, 이런 영향으로 요양병원의 환급자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요양병원의 환급액이 유독 급증한 것처럼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이 2013년 3531억 원이던 요양병원 환자 환급금액이 2018년 6788억 원으로 증가했다며 요양병원의 환급액이 유독 급증한 것처럼 표현했는데 같은 기간 상급종합병원은 763억 원에서 3231억 원(423% 증가), 종합병원은 802억 원에서 3087억 원(385%), 병원은 886억 원에서 2012억 원(227%), 의원은 248억 원에서 938억 원(595%), 약국은 237억 원에서 1481억 원(513%)으로 2~6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요양병원만 떼어놓고 보면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의료기관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덜 증가한 편이란 얘기다. 

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요양병원 환자 증가, 1~5분위 상한액 하향조정에 따른 환급자 자연증가분을 제외하면 보장성강화정책으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부 정책, 장기입원 못하도록 유도할 것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 정책이 요양병원 장기입원의 촉진 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상한제와 같은 건강보험의 본인부담경감제도가 환자들에게는 '가격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의료 수요를 증가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회적 입원 등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건보공단은 지난 2018년부터 요양병원에 120일을 초과해 입원한 경우 본인부담상한액 별도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요양병원 자체에 대한 정책 변화 기조도 뚜렷하다.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억제하기 위해 의학적 입원 필요성에 따른 단일 기준으로 입원환자 분류체계를 정비(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하고 선택입원군을 신설하는 등의 제도가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건보공단측도 변화의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초 진행한 ‘건강보험 부과체계개편과 보장성 확대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제 합리화 연구’에 따르면 상한제 '사전급여'는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유발하는 강력한 촉진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급여는 요양기관이 초과금액을 환자에게 받지 않고 건강보험공단에 직접 청구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따라 사전급여 지급 방식도 바뀔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및 알선행위 예방을 위해 2020년부터 요양병원 사전급여는 현재 요양병원에 지급하던 것을 환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상한제는 워낙 제도 변화가 많이 예고돼 있다. 2020년에도 관련 연구를 진행해 연구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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