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청소약 대신 모기약 마신 환자에 “약사, 170만 원 배상하라”
장(腸)청소약 대신 모기약 마신 환자에 “약사, 170만 원 배상하라”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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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기피제 마신 환자 복통으로 응급실行, 손해배상 청구
대전지법, 약사 책임 70% 인정, 확인 안 한 환자도 책임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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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청소 약물 대신 실수로 모기 기피제를 준 약사에 대해 환자에게 170만 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공주지원은 약사A씨가 환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A씨의 책임을 70%로 확정, 169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환자 B씨는 지난 2016년 7월쯤 A씨의 약국을 찾아 장 청소약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아무런 복약(服藥) 지도 없이 약을 교부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장 청소약이 아닌 모기 기피제(마이키파) 2병을 건넸다.  

집으로 돌아온 B씨는 자신이 받아온 약이 당연히 장 청소약일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복용했다. 해당 모기기피제는 뚜껑을 열면 피부에 바르는 용도인 롤러가 존재했지만 B씨는 포장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롤러를 치아로 뜯어내고 약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B씨는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인근 의료원 응급실로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았고 이후 C병원으로 옮겨져 입원치료를 받았다.

해당 사건에 대해 B씨 측은 A씨가 잘못된 약을 교부했다며 1800여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B씨도 책임이 있다"며 자신은 치료비의 일부인 9만5000원 가량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의 책임을 70%로 확정하고 169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가 복약지도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더러, 약을 잘못 교부해 B씨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다만 교부된 모기기피제 포장에 '모기‧털진드기의 기피제'라고 기재돼 있는 점, 뚜껑을 열면 롤러가 있어 장청소약이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는 점, B씨가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롤러를 무리하게 뜯어내 복용한 점 등이 고려돼 약사 A씨의 책임이 제한됐다. 

재판부는 "B씨의 응급실 치료비와 C병원 입원치료비, 사고로 인한 휴업손해 및 위자료를 더해 손해배상채무를 169만 원으로 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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