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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전문인력 부족 지적했더니···의사 직원에 중징계 예고
식약처 전문인력 부족 지적했더니···의사 직원에 중징계 예고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9.09 14: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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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전문인력 채용 늘려야" 주장 1인시위···식약처 "직무규정 위반"

식약처 직원으로서 식약처 내부의 엉망진창 심사시스템을 비판한 현직 의사가 식약처로부터 징계를 당할 위기에 몰렸다. 

당사자인 강윤희 심사관은 지난 6일 오후 5시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펼쳤다. 벌써 4번째 시위다. 앞서 3번의 시위가 식약처의 비전문성을 질타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날 시위는 이에 더해 자신에게 내려질 징계의 부당함을 함께 알리기 위한 것이다. 강 심사관은 식약처 종양약품과 임상심사TF에서 일하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다.

강 심사관이 처음 1인시위에 나서게 된 것은 너무도 쉽게 이뤄지는 식약처 허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였다. 전문인력이 부족해 인력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식약처가 이에 대한 "개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게 그녀가 피켓을 든 실질적인 이유였다.

강윤희 심사관은 "심사 가능한 의료인 전문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데도 무능한 식약처는 무관심,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식약처는 전문성 강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의사 심사관을 대폭 채용하라"고 주장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사 인력은 약 500명에 달하고 중국은 지난해 심사관 가운데 700명 가량을 의사로 증원했다. 그러나 국내 식약처의 의사 전문인력은 고작 15명에 불과하다. 강 위원은 "근무 스케줄 상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의사 인력은 10명 정도"라며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심사관에 따르면 식약처는 특히 개발 중인 약의 정기적 안전성 정보(DSUR)와 시판 중인 약의 정기 안전성 정보(PSUR)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체적인 안전성 정보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미국, 유럽 등 외국 사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저에는 식약처 고위 관리직들의 무책임과 무능이 한몫하고 있다고 강 심사관은 주장한다.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토를 진행해 새롭게 이슈를 검출하자는 견해보다는 외국 검토 사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 문제해결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강 심사관은 식약처로부터 시위 행위와 관련해 중징계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직무규정을 위반해 신뢰 저해 행위를 했다는 것이 징계 사유다. 합리적인 내부 비판을 약(藥)이 아닌 독(毒)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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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광 2019-09-19 15:08:10
기자님, 좋은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기사 몇가지는 제 페북으로 공유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리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