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의료 한류(韓流) 전도사···의료개도국에 술기 전파 나선 '소화기내시경학회'
우리가 의료 한류(韓流) 전도사···의료개도국에 술기 전파 나선 '소화기내시경학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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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30일 KIDEC 2019 개최···올해로 2번째 행사
평소에도 개도국 의사 초청해 술기 전파, 내시경학 교과서 편찬도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우리나라 소화기내시경 의사들이 ‘의료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술기 전파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소화기내시경 의학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만큼 이러한 술기 전수는 개발도상국의 의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이사장 전훈재, 회장 김호각)는 지난 달 3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IDEC(Korea 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Congress) 2019’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회의 ‘개발도상국 대상 술기 전파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 열린 KIDEC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주도로 창립한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국제학회인 국제소화기내시경학회(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 이하 IDEN)의 창립을 위한 밑거름 역할을 했다. 독립된 국제학회로 공인받은 IDEN은 지난 1월 IDEN 2019 학술대회를 개최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번에 두 번째로 개최된 KIDEC 2019에는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미국을 포함해 국내외 40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소화기내시경 관련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발전 계획을 논의했다.

김호각 회장(대구가톨릭병원 교수)은 “IDEN은 대체로 우리나라보다 내시경 술기 수준이 떨어지는 아시아 국가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배우는 성격이 강하다”며 “이에 더해 올해는 우리나라가 IDEN 회원국들의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가 일차 검진에 도입을 논의 중인) 대장암 스크리닝 검사 현황을 살피는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비슷한 내시경 술기 수준을 갖고 있는 일본은 이런 규모의 국제학회를 조직하지 않았을 뿐더러 국내 활동에만 치중하고 있고, 외국에서 학술대회가 열리면 참석하는 수준”이라며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에서 국제교류를 활발히 하며 일본이 하지 못하는, 세계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호 부회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최근 한일 무역 갈등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에 라이벌 관계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시경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과 세계 탑 학술저널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다”며 “일본은 내시경 기술은 뛰어나지만 우리나라처럼 국제 학술 교류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번 KIDEC에서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내시경 대가들이 개발도상국 의사들의 손을 잡고 직접 내시경 술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동호 부회장은 “국내 의대 교수들이 사전 등록한 아프리카와 아시아 개발도상국가 의사 60명을 대상으로 직접 손을 잡고 초음파·소장 등 다양한 내시경 술기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마런했다”며 “의학지식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지만 이렇게 대가들에게 직접 실습을 통해 배워보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내시경 의사로서 평생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국제학회 개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의사들을 직접 국내에 초청해 내시경 술기를 전파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디오피아의 경우 매달 우리나라 의사들이 돌아가며 의료진 교육을 하고 있다.

국내 초청뿐만 아니라 직접 개발도상국에 방문해 교육하기도 한다. 이동호 부회장은 “작년에도 우리나라 교수들이 몽골을 방문해 컨퍼런스를 열었고 한 병원에 방문해서는 직접 라이브 시술을 시연하기도 했다”며 “오는 10월에는 터키에 방문해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일회성 학술대회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의학 지식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재 총무이사(고려대구로병원 교수)는 “비행기값은 한 교회봉사단체에서, 학회는 재능기부에 더해 개인당 약 1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런 식으로 많은 단체에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며 “과거 도움을 받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임상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교과서 번역 활동도 하고 있다. 실제로 학회 임원진들이 참여해 최신 내시경 기술을 디테일하게 총망라해 수록한 ‘세계 내시경학 교과서 Clinical Gastrointestinal Endoscopy 아틀라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출간된 뒤 세계 탑클래스 수준 교과서로 인정받고 있다.

심기남 총괄 부총무이사(이대서울병원 교수)는 “현재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등의 번역 의뢰가 요청된 상황이며 서울아산병원에 연수 왔던 베트남 의사도 교과서 내용을 보고 너무 놀라 관심을 나타내는 등 여러 국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영문과 한국어로 제작돼 권당 30만원 정도 하는 고가의 책이지만 특별히 이번 학술대회 초청 연자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기도 했다. 이 책이 소화기내시경 입문자부터 권위자까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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