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의사만 때리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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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8.2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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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최근 의료사고 관련 의사 처벌 강화추세···현 의료감정 제도 편향 지적
의협, '의료감정원' 설립추진단 구성해 9월 설립 예정···공정성·독립성 확보해야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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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조계가 의료사고 관련 사건에서 의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판결의 기저에 법원에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할 의료감정 제도의 편향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전문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료감정원' 설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협, 9월 목표로 의료감정원 설립 추진

의료감정원은 의료분쟁을 감정하는 독립기구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지난 4월 의료감정원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오는 9월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계에서 의료감정원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는 더 이상 사법부 주도의 의료감정 제도를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기폭제가 된 건 올해 초 있었던 '횡경막 탈장 환아 사망사건'이다.

이 사건은 최종적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무죄를 받았지만 소청과 전문의와 가정의학과 전공의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이례적으로 의료인 전원이 재판 도중 법정 구속되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해당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1심과 2심에서 복수의 의료감정이 이뤄진 결과, 의료인들에게 유리한 감정과 불리한 감정이 동시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1·2심 재판부 모두 의사에게 불리한 감정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의료계에서 의료감정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던 중 이번 사건이 여론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료계뿐만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이제는 의료감정제도의 문제점을 되짚어봐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하나둘 나오면서 의협의 의료감정원 설립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현 의료감정 제도, 공정성에 의문···편향성 개선해야

'횡경막 탈장 사망사건'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변호를 맡았던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본지를 통해 "여러 감정의 결과가 어긋나는 경우, 어느 감정 결과를 채택할지 여부는 유무죄 판단에 있어 매우 결정적”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의사들에게 유리한 감정 결과를 배제했다”고 말했다.

법원의 감정 과정에서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 변호사는 “현재 법원 감정은 주로 서면으로 이뤄지는데 제한된 자료와 미리 제시된 질문사항 위주로 감정서가 작성되다 보니 결과 자체가 왜곡되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회의 경우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지만 특정 병원에 감정이 의뢰되는 경우에는 해당 병원 소속 의사 1인이 개인의 능력과 경험에 따라 감정을 진행하다보니 감정 결과에 큰 편차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현 변호사는 “여러 가지 다른 감정 의견이 존재할 경우 서로 다른 의견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통해 최종적인 감정결과를 얻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유무죄를 다루는 형사사건에서는 이런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동진 대한의료법학회 회장도 의료감정 제도가 편중돼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사실 의료감정을 할 때 의사들은 동료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말하기를 부담스러워한다"며 "때문에 학회나 개인 전문의에게 감정을 의뢰해도 답변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즉, 사법부 입장에서도 의료감정에 대한 답변을 잘 보내오는 학회나 병원에 지속적으로 의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이렇다보니 편향성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의료감정원 성공하려면···전문교육 등 통해 신뢰 확보해야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신설 예정인 의료감정원은 얼마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두 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의협 산하단체로서 의사들을 지키기 위해 설립됐다는 오명을 쓸 수 있다는 게 중론(衆論)이다. 

박동진 대한의료법학회 회장은 "어찌 보면 의료감정원에 대한 공정성 관점의 문제제기는 당연한 절차"라며 "따라서 의협에서 감정기구를 만들 때에는 무엇보다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우선해야 국민과 사법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감정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감정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사 출신인 김연희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는 "최근 의료감정원 설립 이후 이뤄질 교육에 대한 강의안을 의협 측에 제출한 바 있다"며 "다양한 종료의 강의안을 토대로 장기간에 걸쳐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측도 이 같은 점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의료감정원을 통한 감정 전문가 양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의협에 따르면 의협이 추진하는 의료감정원은 교육을 통한 자격관리로 전문 감정인을 양성하는 한편, 감정결과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축적된 자료를 통해 양질의 교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성균 의협 총무이사는 "감정위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꾸준한 교육과 인증제도를 통해 감정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립성 확보에 대해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법률전문가 및 시민단체의 참여를 높이고 감정원장도 호선을 통해 뽑는 등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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