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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성 정책 남발로 의료계 반발 끊이지 않아"
"포퓰리즘성 정책 남발로 의료계 반발 끊이지 않아"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8.23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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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주최 토론회서 최대집 회장 “정부가 일방적 주도로 정책 추진"
정치권 "전문가 패싱이 불안감 키워" 복지부, “다양한 의견 수렴해야"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료정책 추진에 대해 의료계와 의료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오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에서 전문가의 역할, 그리고 개선점 정책토론회’에서다. 

이날 회의엔 모처럼 최대집 의협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정책 추진에 반발해 지난달 단식투쟁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8일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정부를 상대로 '옥중투쟁'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뜨거운 햇볕 아래서 장기간 장외 활동을 이어가던 최 회장이 모처럼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 회의실에서 정부 관계자 등과 마주 앉은 것이다. 

◆최대집 의협회장, 장외투쟁 잠시 접고 토론회 참석해 정부의 일방통행 비판

최대집 의협 회장
최대집 의협 회장

최 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복지부에 큰 불만을 표했다. 최 회장은 “최근 정부의 일방적인 주도로 보건의료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며 특히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무시하고 대중적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이 많아 의료계 반발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운 의협 부회장도 “현장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정책이 수립되다 보니 30년간 의사를 하면서 지금처럼 제한을 많이 느낄 때가 없었다”며 “소신진료를 하지 못하니 의사로서 자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의협도 이번 기회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 의사들이 정치와 정책 수립에 심도 있게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 의협 주장에 공감, "의사 정책교육 강화해야" 목소리도

이 같은 주장에 여‧야할 것 없이 많은 국회의원들이 공감을 표했다.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건강과 관련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이 전문가를 패싱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가 내놓는 보건의료 정책마다 속도와 방법에 있어 문제가 크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지만 정부는 ‘곳간에 쌀이 가득 쌓였는데 흉년을 걱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도 “건정심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19대 국회에서 노력했지만 무산됐었다”며 “기본적으로 의료 정책과 관련된 위원회에는 의료전문가들이 많이 참가해야 한다. 현재 정책들은 검증되지 않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여당 측을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이 일정 부분 표 얻기 식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며 의사단체가 정부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의협이 의료정책에 대한 기본적 방향성을 굳건히 잡고 정부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 주도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소통창구를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로서 사회적 지위와 권위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의료계가 먼저 나서 윤리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의사들의 정책적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이 토론회에서 큰 공감대를 이뤘다. 

◆ 복지부, 정책 단독 수행 불가능…“채널 창구 다양화 할 것”

유정민 복지부 서기관
유정민 복지부 서기관

반면 복지부는 복잡하고 어려운 보건의료분야 정책을 복지부 단독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현재도 의료계와 여러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지만 다양한 이해집단이 포함되다 보니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견해다. 다만 앞으로 더 다양하고 체계화된 채널들을 통해 폭 넓은 의견을 공유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서기관은 “내용이 디테일하고 어려운 보건의료 정책은 특히 전문가 의견을 소홀히 들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다양한 단체의 의견을 듣고 객관적 근거에 의해 정책이 집행되다 보니 모든 정책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이 정부와의 대화에 있어 서운하고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며 “복지부나 의료계 모두 국민 생명을 지키자는 방향과 가치는 동일하기 때문에 복지부도 세부적 차원에서 소통 채널을 더 넓히는 등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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