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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 각오로 투쟁할 것"···의료계 대표들, '마이동풍' 정부에 절규하다
"사즉생 각오로 투쟁할 것"···의료계 대표들, '마이동풍' 정부에 절규하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8.18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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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 의협 산하 지역·직역 대표 350여명 참석
"반상회 등 통해 투쟁불씨 지피자"···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은 곤란, 신중론도 제기

의사들이 소신 있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에 맞서기 위해 전국의 의사 대표들이 들고 일어났다.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최선의 진료를 위한 근본적인 의료개혁 쟁취'란 구호 아래 전국의사대표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엔 대한의사협회 산하  지역 및 직역 대표자와 회원 등 350여 명이 참석해 현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향후 대정부 투쟁의 대응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겸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의사의 진료권을 갈기갈기 찢고 있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의 종착역이 과연 어디인지, 지금의 의료현실이 암담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최 회장은 “제40대 집행부는 지난 1년여 동안 대한민국 의료제도의 누적된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며 “지금 의사들은 더 물러날 곳이 없다. 이제는 무기력하게 용인해주고, 묵과해준 지난날을 청산하고 배수진을 칠 때”라고 말했다. 

이어서 “의사들이 소신 있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국민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저와 40대 집행부는 사즉생(死則生, 죽고자 하면 살 것)의 각오로 투쟁에 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대회는 우리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의 힘과 지혜를 모아 투쟁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이제라도 의료계 스스로 살기 위한 ‘생존권’ 확보를 위해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위해, 후배의사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전국의사대표자들의 협조가 중요하다”면서 “반상회와 지역별 모임 등을 통해 회원들의 투쟁 불씨를 지피는 것이 의사로서의 사명으로, 투쟁 역량이 극대화되면 정부에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과거 2000년 강제 의약분업 투쟁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투쟁은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한·일관계라는 블랙홀이 모든 이슈를 식혀버리는 시기이지만 언제 우리의 분노를 폭발시킬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 역시 “전 세계 여러 나라, 특히 자유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표방하고 있는 나라 중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짓밟고 팽개치고 헐뜯는 나라는 없다”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시쳇말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의료계를 대하는 정부의 무성의함을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장 회장은 "흥분해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이 깨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병아리가 태어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동료 의료인들의 냉정한 대처를 당부했다. 20년간 거리 투쟁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냉철히 생각하고, 파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이 투쟁의 상징인지 전가의 보도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국회가 우리에게 시선을 돌릴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회의원 후원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의협은 앞으로 전문가적 주장과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두 축으로 나눠 나아가야 한다”며 “두 가지가 병행되지 않으면 국민들 마음에 '의사들은 자기들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익 집단'이라는 낙인이 영원히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배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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