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부담 줄여준다더니"...시행률 17% 그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간병 부담 줄여준다더니"...시행률 17% 그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8.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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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상 병상 약 25만개 중 4만여개만 시행…대도시 편중 심해
간호인력 확보가 관건...유인책 마련하고 질적 제고도 신경써야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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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입원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도입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병원으로 지정되고도 간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무늬'만 지정병원으로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가 입원 병상의 전문 간호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와 함께 보조 역할을 수행해, 입원진료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 환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자 2015년 도입된 서비스다. '간병 파산'이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장기 입원환자를 둔 환자 가족들의 간병비 부담이 커지자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 2022년까지 병상 10만개 목표···달성 어려울 듯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상을 10만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하지만 시행 5년을 채워가는 현재까지 확보된 병상은 4만2000여개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2022년까지 애초 제시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기관 및 병상 지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으로 지정된 의료기관 1588곳 가운데 실제 관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530곳에 그쳤다. 병상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지난 6월 기준으로 4만 2292개로 전체 대상 병상 수 24만 8357개 대비 17% 수준이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병원은 지난 2015년 112곳을 시작으로 △2016년 300곳 △2017년 400곳 △2018년 495곳으로 4.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8년도 보건복지부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는 전체 입원 환자의 10.4%에 그쳤다.

◆수도권·광역시에 병상 70% 이상 집중···지방은 소외 

더 큰 문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6개 주요 광역시와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올해 기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전국 4만2292개의 병상 중 71.9%가 상위 5개 지역인 경기·서울·부산·인천·대구에 몰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상은 경기 9145개, 서울 8627개, 부산 4886개, 인천 4,601개, 대구 3142개 순으로 많이 지정돼 있다. 주요 도시에 혜택이 몰리면서 대도시 이외 지역 주민들은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천(40.2%), 대전(24.6%) 등 7개 주요 시도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율이 높았던 데 비해, 노인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 도시에서는 전체 대상 병상 가운데 실제로 서비스가 이뤄지는 병상의 비율이 8%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 제주는 각각 0%와 6.7%로, 사실상 서비스 시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인력 부족이 핵심···세제지원 같은 유인책 필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야를 막론하고 제대로 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비스 시행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적정한 간호인력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제 지원 같은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합병원들이 간호인력 부족을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하는 사이 장기입원 환자와 가족들은 매월 200~300만원의 간병비를 부담하고 있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근로장려세제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의원은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지역별 편차가 큰 만큼 운영이 어려운 지방 중소병원부터 순차적으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간호 인력 개편 등을 통해 간호 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문케어를 통해 간병비를 책임지겠다고 했으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며 “간호 인력 개편 등 획기적인 정부 대책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간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한 '간호등급제'가 오히려 지역별 의료기관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재학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재무이사는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간호 등급가산제 신고 대상 의료기관의 2.4% 밖에 되지 않는 43개 상급종합병원에 38.1%에 달하는 가산금이 집중되고 있다”며 “지방병원 및 중소병원 간호사 보조금, 수가 제도와 야간 근무 부담 완화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질적 제고도 함께 이뤄져야

현재는 서비스의 양적 증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지금부터 질적 제고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직 차원에서 팀 간호모델을 운영한다든지, 의료기관마다 차별화 모형을 도입해 맞춤형 서비스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으로 간호사들의 우수한 서비스 제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연구 결과('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사의 역할스트레스가 서비스 질에 미치는 영향 및 조직건강의 조절효과')에 따르면 통합서비스에 투입된 간호사들은 서비스의 확대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간호사에게 많은 역할과 책임이 부가돼 업무량이 늘고 책임에 대한 부담감이 늘어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간호사로서의 정체성 혼란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병동에서 간호사를 중심으로 하는 팀 간호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환자 중증도와 병원의 여건뿐만 아니라 지역별 인구특성 등에 따라 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모델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성화된 의료기관에 대해선 차별화된 모형을 적용하고 평가에 따른 성과보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의료기관 특성에 따라 환자 질환별, 중증도별로 구분해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거나, 성과 보상제를 도입해 의료기관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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