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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의 파고를 넘어라'···의협, 투쟁동력 확보에 전력
'한일 갈등의 파고를 넘어라'···의협, 투쟁동력 확보에 전력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8.06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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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휴가철 도래 등 외부 악재 잇따라
"정권을 잡는 투쟁해야"...의협, "회원 조직화 노력 중"

의협이 이달 중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를 계획 중인 가운데 잇따른 '외부' 악재(惡材)로 인해 투쟁 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의사협회(회장·최대집, 이하 의협)는 지난 5일 저녁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비공개 회의를 열고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오는 18일이나 24일에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 시행 날짜는 오는 10일 개최되는 시도의사회장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의협, 단식투쟁 이어 총파업 선포···한일 갈등 변수 만나

앞서 의협은 지난 달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단식 투쟁을 시작으로 정부를 향해 의료개혁을 위한 ‘총파업’과 ‘투쟁’을 선포했다.

13만 의사회원의 ‘투쟁’ 불씨를 댕기기 위해 최 회장은 시도의사회 반모임과 동호회, 동창회 등 행사에 적극 참여해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함께하면 희망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행복! 건강한 의료제도에서 시작합니다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 의사들이 찾아드리겠습니다 등 7가지 문구의 포스터를 제작해 시도의사회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회원들의 ‘투쟁’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주요 부품 수출금지로 촉발된 한일 갈등의 여파가 '일본제품 불매운동' '증시 폭락 등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의협이 추진하는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알릴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족 감정을 건드리는 반일(反日) 이슈가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상황에서 문재인 케어나 원격의료 저지처럼 좀처럼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의료계 현안을 갖고 어떻게 국민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시기상으로는 8월 휴가철까지 맞물린 상황이다. 

일부 회원 "투쟁 시기 아쉽다", 의협 "투쟁은 예측하기 어려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협의 투쟁시기 선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A 회원은 “8월을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시기로 잡은 의협의 행보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와 휴가 기간으로 인해 반모임도 이뤄지지 않다보니 회원들의 투쟁 동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의협이 의쟁투 책자 배포와 함께 문자와 메일을 보내고 있지만 투쟁 분위기 조성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도 좋지 않다”며 “회원들이 따라갈 수 있는 분위기조성이 되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B 회원도 “의협에서 대표자회의나 총파업을 하면 마지못해 따라가겠지만, 회원들은 지난 10년간 거리에 나가 투쟁을 해온 것에 지쳐있다”면서 “투쟁을 위한 시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길거리 투쟁이 아닌 ‘정권’을 잡는 투쟁을 해야 한다”며 “의미없는 투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협은 내년 총선에 앞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와 총파업을 통해 의료계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선 이번 달이 적기(適期)라고 판단하고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민초(民草)회원들의 동조가 저조하고, 총파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투쟁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의협을 중심으로 회원들의 조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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