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 의료계로 확산되나
'일본제품 불매운동', 의료계로 확산되나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8.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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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약사회, "의협, 일본의약품 불매운동에 동참" 촉구
의료계 "국민 생명권에 정치적 판단 개입은 신중해야"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가 촉발시킨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후폭풍이 의료산업에까지 밀려들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 일본산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말자고 한 데 이어 , 일부 약사들이 의약품 처방권을 가진 의료계에 일본산 의약품에 대한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남시약사회는 지난 1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키로 결의했다. 이들은 "약사는 약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며 원산지가 일본으로 표기된 '모든 의약품'에 대해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약사회는 이와 함께 의료계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행사인 일본의약품 불매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대한의사협회에 촉구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제약사는 한국다케다, 한국오츠카, 한국다이이찌산쿄 등 10곳에 달한다. 

'일본의약품 불매운동'을 놓고 의료계는 곤혹스러워하는 반응이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만큼, 당장 의료계에 널리 퍼져있는 일본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환자의 상태에 맞춰 처방이 되고, 대체 가능한 약물이 아니라면 처방 변경이 쉽지 않다. 또한, 환자가 직접 처방 변경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기존 약품과 색이나 모양이 다른 약품을 처방할 경우 일부 환자들의 항의에 시달릴 수 있다.

일본의약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A내과 전문의는 “건강식품이나 일반의약품, 반창고 등 생명에 크게 관련이 없는 제품에 대해선 불매운동을 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외의) 의사 처방은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약사와 의사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과의사들이 환자에게 맞는 의약품을 잘 사용하고 있는데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환자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의약품을 바꾸는 게 과연 의사로서, 윤리적으로 타당하냐”고 반문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일본계 제약회사의 의약품 처방 불매운동은 국민의 생명권에 정치적 판단을 개입시키는 문제로, 쉽게 간단히 생각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변인은 “전쟁 중에도 ‘생명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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