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법’ 시행 중인데…그들은 왜 여전히 과로에 시달리나?
‘전공의법’ 시행 중인데…그들은 왜 여전히 과로에 시달리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7.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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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최대 80시간, 당직표상에만 존재”…“여러 번 걸려도 과태료 500만원으로 끝”
당국이 사실상 일선 수련병원의 불법·편법 방치하는 실정…대책 마련 시급

전공의가 주당 최대 80시간까지만 근무하도록 제한한 일명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전공의들이 과로를 호소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고(故) 신형록 길병원 전공의의 죽음을 계기로 이같은 문제를 개선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지난 2월 당직 근무를 서다 갑자기 사망한 신 전공의는 매일 짧게는 30분, 길게는 3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는 등 일주일에 110시간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7∼18시간씩 일한 셈이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전공의특별법 위반이지만 실제 근무표에 기록된 신 전공의의 근무시간은 법정 최대 근무한도인 80시간을 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공의 측은 전공의 법정 최대 근무시간인 80시간을 맞출 수 없다 보니 결국 병원 측이 ‘당직표 조작’을 택한 것이라며 병원 측의 의도적인 실제 근무 시간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박지현 대전협 수련이사는 “전공의법에 따른 주간 최대 80시간은 '당직표에만 존재하는 근무시간'일 뿐”이라며 “많은 수련병원에서 한 전공의가 맡은 환자 수가 너무 많아 다른 전공의의 아이디를 빌려 처방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려도 수련병원 취소나 수련 과목 취소가 이뤄진 적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다”며 초과근무 행태를 개선할 제재 조치가 유명무실함을 지적했다. 

병원이 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처벌 규정이 미미해 실질적인 제도개선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 입장에서 '걸려도 상관없다'는 식의 배짱영업을 하도록 당국이 사실상 유도하는 셈이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법 위반 시 과태료를 건별이 아닌 병원별로 부과하기 때문에 총 3번 걸린 경우에도 과태료는 500만 원에 불과하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니기 때문에 전공의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하루 빨리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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