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잡이 배
정의홍
주문진 밤바다
캄캄한 수평선 위를
등불을 켜 들고
어둠 내린 모래언덕을 넘는
낙타들의 행렬처럼
오징어잡이 배들이
점점이 줄지어 있다
저 배들이 낚아 올리는 것
어디 오징어뿐이랴
소금에 절은 땀과
한밤을 지새우는 고달픔과
자식걱정 노모걱정
간혹 희망도 건져 올라오길
간절히 소망하겠지만
어쩌랴
출렁이는 밤바다는 망망하고
새벽은 아직 멀기만 한데
어찌하여 저 풍경 속
짭짤한 애잔함은
물에 어리는 달빛처럼
아름답기 조차할까
<프로필>
정의홍(의학 박사, 안과 전문의)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의대 졸
2011년 ‘시와 시학’ 등단
2014년 귀향, 강릉솔빛안과 원장
<천국 아파트>, <북한산 바위> 등 시집 출간
한국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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