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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 수술, 약물보다 치료효과 월등히 높아”
“위식도역류 수술, 약물보다 치료효과 월등히 높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7.02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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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대 박성수 교수, “경제성·안전성도 입증…수술치료 인식개선 시급”

“위식도역류질환 수술이 약물치료보다 치료효과가 더 높고 비용도 더 적게 드는데 환자들은 물론이고 의사들도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어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인구 고령화 등의 원인으로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크게 증가해 현재 전체 환자 수가 400만 명이 넘는 위식도역류질환. 국민 10명 중 1명은 환자인 셈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사진)는 위식도역류질환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환자들은 지나치게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고 있어 적절한 수술치료시기를 놓쳐 고통받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이미 1950년대부터 ‘니센(Nissen) 수술’이라고 불리는 위식도역류질환 수술이 보편화되어 있어 증상 초기부터 아예 약물치료보다 수술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박 교수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발주받아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치료가 약물치료보다 치료효과, 경제성, 안전성, 환자의 만족도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평균 10년 이상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을 갖고 있고 평균 5년 이상 약물치료를 받은 5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고대안암병원, 중앙대병원, 인천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총 5개 병원에서 복강경 360도 위저추부성형수술(Classic Nissen)을 시행한 결과 90% 이상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났다. 

가슴쓰림 95%, 산역류 100%, 비전형증상은 85% 개선되어 관찰기간인 수술 후 3개월까지 유지됐는데 이 중 부작용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삼킴장애가 72.5%로 흔하게 나타났지만 수술 3개월 후 18.9%로 감소했고 중증의 삼킴장애는 아예 없었다.

더 주목할 점은 51명의 환자들 중 90%는 식도외 증상을 동반하고, 70%는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으며, 50%는 병적인 산역류가 확인될 정도로 난치성 환자가 많았다는 것.

박 교수는 “만약 난치성이 아닌 일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했다면 100%에 가깝게 증상이 개선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무엇보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약물치료를 받던 수술 전 11.8%에서 수술 후 73%로 크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수술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어 약물치료에 비해 의료비도 더 적게 든다.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시 본인부담은 약 100만 원에서 250만 원. 국내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 12주나 넘게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군을 수술군과 비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성 평가 항목에서 월등한 우수성을 보였다.

박 교수는 “수술한 해에만 수술비로 인해 약물치료보다 많이 들어갈 뿐 수술한 다음해부터는 월의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며 “반면 약물치료는 시작 1년 이후부터는 월평균의료비가 더이상 감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수술 효과성이 입증됐음에도 수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 작년만 해도 국내에서 가장 이 수술을 많이 하는 박성수 교수가 총 54례를 했을 뿐이다. 국내 전체 수술 건수를 다 합쳐도 100례 미만이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항역류수술의 사회적인 인식이 매우 낮은 이유에 대해 박 교수는 “우선 외과의사들이 이 수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식도가 빨갛게 탈 정도가 아니라면 수술할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며 “더해 수술 전 내과에서 반드시 내시경검사, 식도 산도측정·압력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게 잘 이루어지지 않아 수술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위암학회 산하 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 회장으로서 지난 6월 29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선진국과 달리 유병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항역류수술이 정상적인 치료방법으로 환자들에게 알려지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를 시행했다”며 “안전성, 효과성, 경제성을 체계적으로 홍보해 의료전달시스템을 개선하고 보험재정 안정성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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