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사 7월호 낭만닥터 인터뷰(주영광 실로암안과병원 의료원장)
서울의사 7월호 낭만닥터 인터뷰(주영광 실로암안과병원 의료원장)
  • 의사신문
  • 승인 2019.06.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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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줄이고 극복하는 골프, 인내와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만들어줍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보다 변수가 많다. 비록 여러 명이 함께 치지만 필드 위에서 오롯이 혼자 버티고, 이겨내야 하기 때문. 어쩌면 우리 인생과 참 닮았다. ‘인생은 골프를 배우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의 근거이기도 하다. 주영광 원장은 실수를 줄여가고, 실수하더라도 털고 다시 나아가는 삶의 지혜를 골프를 통해 터득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실수하더라도 도전하는 삶을 산다.

“라운드 최저 타수는 67타…  
오래전부터 티칭에도 관심이 많아요” 

티칭(teaching)까지 가능한 의사 골퍼가 몇이나 될까. 소문난 고수에 대한 장황한 소개는 무의미하다. 
“골프 라운드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나가요. 최근 핸디(Handicap)는 백티(Back Tee)에서 3개 정도 놓고 칩니다. 67타를 3번 쳤던 것이 제 라운드 최저 타수입니다. 현재 한국미드아마연맹 탑 랭커들과 얘기해보면 순수 아마추어로서의 최고 전성기는 50대 중후반이라더군요. 저도 그렇고, 함께하는 Low Single 동반자들도 나이가 들어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주 원장은 3살 때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갔다.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야구, 테니스, 체조, 미식축구 등을 즐겼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어느 날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친구가 친 골프공이 야구공의 2배 이상 거리를 총알 같이 날아가는 걸 보고 한눈에 반한 것이다.
“그때 친구가 첫 레슨을 해줬어요. ‘왼팔을 굽히지 말고 야구 스윙과 똑같이 하면 돼!’라는 말을 해주더군요. 32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봐도 좋은 레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골프 티칭에 관심이 많아요. 시간만 되면 유튜브를 통해 유명한 프로들의 티칭 레슨을 봐요. 그들의 레슨법과 선수들의 스윙을 분석해보고 실전에서 시도해보는 걸 즐겨요.”
골프공을 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티칭에도 일가견이 있는 주 원장은 골프스윙은 세 가지, 회전운동·좌우운동·상하운동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최근 강성훈 프로가 PGA에서 우승한 후로 그의 스승 조지 갠가스의 ‘GG 스윙’이 유행이에요. 사실 스윙을 주도하는 것이 몸통인지, 손과 팔인지의 논쟁은 오랫동안 이어졌는데요. 난상토론처럼 정답은 없습니다. 좋은 골프스윙은 세 가지 운동을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하게 부상 없이 반복해 공을 치는 겁니다. 근력보다는 원심력과 중력에 의존하는 스윙을 만드는 게 가장 일정하고 부드러운, 효과적인 스윙이라고 생각해요.”


“골프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매번 다른 상황을 극복하는 운동이예요”

스코틀랜드 목동들이 지팡이로 굴러다니는 돌을 치던 놀이에서 유래한 골프. ‘사람이 걸어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제일 재밌는 것’이란 말이 생길 만큼 알면 알수록 그 매력에 빠져든다. 다른 운동과의 차이점도 묘미이며, 무엇보다 그 안에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대개 공으로 하는 운동, 가령 야구나 테니스 등은 공에 반응하며 움직이죠. 또 규격화된 경기장이나 코트 안에서 진행해요. 골프는 길이가 다 다른 14개의 클럽으로 공을 움직이는 운동입니다. 특히 똑같은 환경, 상황이 없어요. 무척 조용하고 정적으로 보여도 내면의 갈등이 매우 커요. 재밌는 건 골프는 포인트가 플러스 되는 것보다 마이너스 되는 게 훨씬 잘하는 거예요! (웃음)” 
이어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을 꼽았다. 
“‘오늘 못 쳐도 다음엔 잘 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 점이에요. 골프는 실수를 줄여나가는 운동입니다. 연습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실력이 발전할 때 느끼는 희열은 굉장해요!” 
프로 골퍼들은 열이면 열, 그라운드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인다. 실제 성격도 대개 그렇다. 경기에서 자신의 실수에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소위 ‘말린다’. 주 원장은 골프를 통해 실수해도 빨리 털어버리고 포기하지 않고 다음 샷을 위해 노력하는 법을 깨달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잖아요? 살다 보면 마음대로 안 되는 순간도 있잖아요? 지나간 일에 연연하게 될 때도 있고요. 골프는 이를 극복하는 법을 일깨워줘요. 어떻게 보면 인생과 많이 닮았고, 보다 나은 인생을 사는 지혜를 터득해주는 운동이에요.” 

 
“골프, 다른 운동보다 어렵죠 
하지만 효과적인 연습법은 분명 있어요”

잘 모르는 이들은 ‘골프는 쉬울 것 같다’고 오해하며,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이들은 ‘골프는 로비의 일환’이라고 꼬집는다. 특히 주 원장은 후자의 경우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느 분야나 순수한 의도나 목적을 망각한 채 물을 흐리는 부류가 있기 마련이다. 골프 세계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골프장, 골프용품 등의 가격이 저렴해져 접근이 쉬워졌다. 주 원장은 더 많은 사람이 골프를 건강하게 치길 바란다고 전한다. 아울러 그는 골프는 쉬울 것 같다고 오해라는 이들에게 ‘골프는 오히려 다른 운동에 비해 어렵다’고 답한다. 
“첫 번째, 골프는 각기 다른 14개의 도구로 매번 다른 경기장, 환경, 상황 속에서 해야 합니다. 두 번째, 골프채는 야구방망이나 테니스 채처럼 타점이 손잡이의 연장선에 있지 않아요. 3~4cm 앞쪽으로 설계됐죠. 따라서 타점을 오조준해야 해요. 세 번째, 골프스윙은 자전거나 수영처럼 한 번 배우면 다시 배울 필요가 없는 동작이 아닙니다. 계속 반복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려요.”
단편적인 이야기만 들어도 고수가 되기에 만만치 않은 운동인 듯하다. 아예 관심이 없다면 모를까,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입문자들은 과연 어떻게 연습 방향을 잡아야 할까. 주 원장은 가장 효과적인 연습법을 소개했다. 
“Shailesh S. Kankat 등이 2010년 <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이 있어요. 저자들은 ‘불변연습’을 하는 사람들과 ‘변동연습’을 하는 사람들의 성과를 비교했죠. 다시 말해 단순히 1개의 클럽을 반복해 연습하는 것과 여러 개의 클럽을 변동해 연습하는 것 중 뭐가 좋은지 알아본 거예요. 결과는 120번 같은 동작을 한 사람들이 3가지 동작을 각 20번씩 한 사람들보다 24시간 후의 동작 능력이 저하됐어요.” 
주 원장은 프로 골퍼들도 연습 시에는 클럽을 바꿔가면서 다양한 거리와 목표를 설정한다고 덧붙인다. 오히려 한 개의 클럽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잘못된 동작만 더 강화되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프로 골퍼들은 공을 똑바로 치려고 하지 않아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중 한 명인 벤 호건(Ben Hogan)은 ‘똑바로 날아가는 공은 우연일 뿐’이라고도 했죠. 주말 골퍼는 공을 똑바로 보내려고 노력하다 일생을 마무리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휘어지는 공이 똑바로 가는 공보다 안전하고 정확합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공을 100%의 힘으로 쳤을 때의 구질이 본인의 자연적인 구질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우(Draw)던,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Fade)던 감안해서 치면 된다고 말한다. 그래야 미스 샷이 줄고,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일정하게 공을 칠 수 있다고 전한다. 


“안과 의사로서 보람을 느껴요 
특히 골프와 시각은 떼려야 뗄 수 없죠”

안과 전문의인 주 원장은 자신의 일에도 최선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환자들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 그의 주된 일이자, 큰 보람이다. 골프를 하면서 원하는 샷을 쳤을 때와의 기분과 비교될 수 있을까.  
“앞이 안 보이는 어르신이 보호자의 부축을 받고 진료실에 들어오셨어요. 그런데 수술 후에는 혼자 외래를 다니시더군요. 또 수술 후 ‘손자, 손녀의 얼굴이 이토록 예뻤는지 몰랐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집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환자분이 혼자 식사하시고, 밤에 화장실 가시고… 정말 기분이 좋아요. 반대로 수술 후 ‘내 얼굴에 이렇게 주름이 많은지 몰랐다’며 서글퍼하시는 어르신 환자를 볼 땐 짠해요.”
특히 그는 실로암안과병원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수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술기를 보태고 있다. 주 원장은 여기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덧붙여 안과 의사이자 골프 실력자인 그는 전문가의 시각으로 봤을 때 ‘두 가지의 연관성이 깊다’고 설명한다. 
“골프는 타깃게임이라 목표 방향으로의 바른 정렬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했는데, 막상 퍼팅하려고 어드레스를 하면 정렬한 방향과 다르게 보이는데요. 그 이유는 우리 눈은 정면으로 들어오는 빛보다 주변으로 들어오는 빛의 왜곡 현상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면수차’라고 합니다.” 
이 현상 때문에 오른손잡이의 경우 어드레스 시, 정렬한 목표점이 왼쪽으로 기운 것처럼 보인다. 이는 오른손잡이의 경우 우세안이 우안일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주 원장은 공을 뒤에서 맞추고 정렬한 것이 정답이니, 믿고 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 공을 뒤에서 정확하게 맞추려면 한쪽 눈을 감고 눈과 공을 놓는 손이 같은 선상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확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역경을 극복한 타이거 우즈를 좋아해요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사는 게 목표입니다”

주 원장의 하루는 보통의 의사들과 별다르지 않다. 매일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하는 게 주된 일과이기 때문.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실로암안과병원의 수련병원 및 전문병원 인증 기준 유지에 필요한 시설, 인력,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하루의 연속이지만 퇴근 후 반려견과 양재천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소소한 행복 중 하나다.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며 사는 게 그의 목표이기도 하다. 
“신약성경 데살로니가 전서 6장 16-17절, 삶의 모토가 되는 문구입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제게 주어진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아야 인생이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무리 좋은 일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듯 아무리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주 원장은 조만간 새로운 계획을 고민 중이다. 바로 미국 국적을 포기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미국 EMORY 대학을 졸업하고 연세의대에 편입하면서 한국에 왔는데 언어와 문화가 달라 고생했어요. 다행히 그때 만난 여자친구에게 많이 배웠어요. 결국 그 여자친구와 결혼도 했어요. (웃음) 살면서 느끼는 건 한국은 참 살기 좋다는 거예요. ‘헬조선’이라고도 하지만, 한국 음식과 문화, 사람들이 너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골프 선수를 물었다. 골프 스타의 대명사인 ‘타이거 우즈’가 답으로 돌아온다. 
“운동선수로써 수많은 부상과 여러 번의 허리와 무릎 수술 그리고 스캔들을 극복하고 다시 마스터즈를 우승했다는 건 스포츠 역사에서 최고의 복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부활한 과정이 마치… 골프라는 운동을 삶으로 표현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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