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허용 사유 판단, 복수 의료인‧심의위 설치 필요
낙태 허용 사유 판단, 복수 의료인‧심의위 설치 필요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6.19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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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권위 토론회...고경심 전문의 주장
의료인 1인 판단 부담 커…자체 심사위원회 논의 거쳐야
"형사처벌 규정 폐지…의료인 동의낙태죄 규정 삭제해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이뤄진 가운데 낙태 허용사유 및 허용기간에 대한 판단주체에 대해서는 의료인 2인 또는 자체 심의위원회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낙태 허용사유에는 사회경제적 사유,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위험, 태아 사유, 성폭력 범죄 등 다양한 사유가 존재한다.

이 때 해당 여성이 처한 신체적 의료적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의료인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명확한 판단주체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론이다.

고경심 이사
고경심 이사

고경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사(산부인과 전문의)는 19일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에서 주최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입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고 이사는 “의료인 1인의 판단이 부정확할 수도 있고 판단주체의 부담이 크므로 의료인 2인이나 자체 심사위원회를 둬 공동의 논의를 거쳐 판단하고 개입하는 장치들이 필요하다”며 “이때 여성의 요청이 아닌 의료적 판단주체의 개입이 자칫 접근성을 차단하거나 시간을 지체해 안전한 임신중단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관련 시술을 위한 진료지침과 훈련과정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중기 임신중단에 대해서는 일본처럼 훈련받은 시술의사와 시술기관을 정해 그 요건을 시행규칙 차원에서 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히 현재 국내에서 낙태에 대한 정보 접근성과 의료적 질 관리 측면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고경심 이사는 "임신 중단 논의 자체가 사회적으로 도외시 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도 있는 상태에서 의료인이나 교육기관 또는 공공의료기관 및 정부로부터 정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향후 공개적으로 임신 중단 관련 정보를 제공받고 판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의료자원이나 의료정보에 대한 정보 이해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질 관리에 대해서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과학적 및 의학적으로 적절해야 하며 양질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숙련된 의료 관계자 등이 필요하다"며 "안전한 임신 중단을 위한 기술과 지식이 의과대학이나 전공의 수련병원에서 적절하게 교육되거나 훈련되지 않아 숙련된 의료인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의료인에 대한 고발과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임신 중단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 산부인과 개원의들이 상당히 많아진 현 상태에서 의사들에 대한 보수교육과 인식의 전환, 젠더 관점의 접근을 고취하는 교육 등이 필요하며 안전한 임신 중단 약물과 수술이 이뤄지도록 훈련지침과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여성 형사처벌 규정 폐지…의료인 동의낙태죄 규정 삭제

이날 토론회에서는 여성과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관련 제언도 이뤄졌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여성의 자기낙태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낙태죄가 사실상 사문화돼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접근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규정을 남용하는 사례로 인해 의사의 진료거부 또는 임신비용의 증가 등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여성의 자기낙태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은 성과 재생산 건강권의 차원에서 폐지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인에 대해서는 허용요건 절차 규정에 대한 위반을 이유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불명확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게 되는 경우 자격 있는 의료인의 임신중단 시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상 동의낙태죄 규정을 삭제하고 의료법상 업무 과실 부분에 대해서만 결과가 발생했을 시 형사책임을 규정하는 안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허용요건 규정은 의료인이 상담과 진단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형사책임에 대한 명확성의 원칙을 확보하기 어렵고 시술 위축도 우려될 수 있다”며 “의료인의 동의낙태죄 규정은 삭제하고 절차적 위반에 의한 치사상 결과발생 시에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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