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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화장품, 질병명 표기 안된다”
“기능성 화장품, 질병명 표기 안된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9.06.05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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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환자단체 한목소리 비판...“보습제, 의약품으로 오인 안돼”
의료단체, 국민 건강·경제적 부담에 역행 화장품법 폐기해야
아토피 등 질환명이 포함된 기능성화장품 반대 관련 기자간담회가 5일 더플라자 오크룸에서 개최됐다.
아토피 등 질환명이 포함된 기능성화장품 반대 관련 기자간담회가 5일 더플라자 오크룸에서 개최됐다.

아토피, 여드름, 탈모 등 질병 이름과 그 효과를 화장품에 표시 가능하게 한 화장품법 시행규칙(2017년 개정)과 관련해 학계, 시민단체, 환자단체들이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대한피부과학회,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대한피부과의사회, 소비자시민모임 등은 5일 오후 12시 더플라자 오크룸에서 '아토피 등 질환명이 포함된 기능성화장품 반대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아토피 등 질병 이름을 표시한 화장품을 강력히 반대하는 한편,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4일 대표발의한 화장품법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촉구한 윤 의원의 개정안은 ‘기존 기능성 화장품 범위를 총리령으로 정한다’는 부분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관련기사 : "화장품이 치료제?... 의학적 효과 오인 우려"(2019년 4월 15일자)

기자간담회를 주최한 대한피부과학회의 서성준 회장은 “오늘 기자간담회의 취지는 식약처에서 개정·시행되고 있는 화장품법 시행규칙의 부당성을 거듭 문제제기 하기 위함으로, 화장품법 시행규칙과 관련해서는 정부 관계자와 여러차례 미팅을 가지며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해왔다”면서 “질환명과 의학적 효과가 화장품에 표기된다면 국민들은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고, 치료시기 등도 놓칠 수 있어 환자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석민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지만, 화장품에 질병명이 표기되는 순간 정부가 인정한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며, “의약품은 평균적으로 10여 년이 넘는 긴 임상시험 등이 뒷받침돼야 하고 이같은 증명을 위해선 화장품도 똑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화장품에서 의약품 효과가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토피 환자와 가족 등 환자단체와 시민단체들도 화장품에 질병 이름이 표시되는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고문은 “그동안 기능성 화장품과 함께 화장품 산업은 많이 발전했고 화장품 해외 수출액도 크게 성장했지만, 기능을 확보하지 않아도 화장품에 기능을 표기할 수 있는 법이 생겨나 소비자 오도가 우려된다”며,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증받은 것은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것일 뿐 치료해준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증성인아토피 환자인 최창익 씨(23)는 “최근 약물치료로 아토피 증상이 많이 호전됐지만, 어렸을 때는 중증아토피로 공부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에 드는 것도 불편했다”며, “중증성인아토피 환자로서 보습제가 아토피 치료제로 인식된다면 본인과 같은 아토피 환자들이 보습제를 바름으로써 증상이 호전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과 같은 중증환자들은 다양한 치료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다”면서 “만약 보습제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치료가 안 된다면 정신적으로 또다시 상실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중학생 아들을 둔 황인순 아토피 희망나눔회 공동대표는 과거 아토피 증상이 심각했던 아들의 몸 사진을 공개하면서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는 먹는 것과 더불어 약물치료, 보습제까지도 중요하다”며, “다만 아토피와 관련해 기능성 화장품이 나온다고 했을 때는 ‘너무 상업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를 총리령에 위임하도록 화장품법을 개정하고, 다음해인 2017년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에 질병 이름과 그에 대한 효과를 표시하는 것에 대해 허용한 바 있다.

'아토피 등 질환명이 포함된 기능성화장품 반대 관련 기자간담회' 전경
'아토피 등 질환명이 포함된 기능성화장품 반대 관련 기자간담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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