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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판 변형으로 손상된 시신경, 녹내장 발병 위험 높인다
사상판 변형으로 손상된 시신경, 녹내장 발병 위험 높인다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9.05.3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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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태우 교수팀, 사상판 변형 부위와 시신경 손상 부위 상관관계 입증
변형된 사상판, 시신경 손상 촉발하고 녹내장 유발하는 중요한 선행요인
김태우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녹내장 환자에서 사상판이 변형된 부분과 시신경 섬유가 손상된 부분이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초로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은 사상판의 변형이 녹내장을 유발하는 중요한 선행요인이고, 이를 통해 녹내장의증 환자들의 녹내장 발생 여부를 예측하고 치료 시작 시기를 판단하는데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총 156명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건강한 눈을 가진 그룹(1군)과 원발개방각녹내장(POAG) 환자 중에서도 상부 시신경이 손상된 그룹(2군), 하부 시신경이 손상된 그룹(3군), 상하부 시신경이 모두 손상된 그룹(4군) 총 4개 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빛간섭 단층촬영 장비를 이용해 얻은 영상으로 사상판 곡률지수와 깊이의 위치적 차이를 비교한 결과, 상부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는 시신경 위쪽의 사상판이 아래쪽 사상판보다 더 많이 휜 형태를 띠고 있었으며, 하부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에는 시신경 아래쪽의 사상판이 위쪽 사상판보다 더 많이 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태우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사상판 곡률이 클수록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사상판의 변형이 녹내장 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연구로, 사상판의 변형 부분을 평가함으로써 시신경이 손상될 부분을 미리 예측해 실제 녹내장으로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김태우 교수는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의 위험을 감소시키지만, 녹내장이 의심되는 단계에서는 확실한 녹내장 진단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탓에 치료 시작 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상판의 변형 위치와 곡률 정도를 미리 확인함으로써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면, 이 환자들은 보다 집중적인 관리를 통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실제 녹내장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낮은 환자들에게는 충분한 설명을 통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의 불안감과 불필요한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특히 녹내장의증 환자들의 관리 및 치료시기를 결정짓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환자들은 사상판이 변형된 정도와 시신경 손상 속도에 따른 최적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우 교수는 “녹내장의 가장 무서운 점은 말기까지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과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신경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유일한 예방책은 조기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여 조기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밝히고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압이 높은 경우, 40세 이상이거나 근시가 심한 경우, 고혈압과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미국 ‘안과학회지(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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