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현병 환자 치료 가능한 치료감호시설 필요”
법원 “조현병 환자 치료 가능한 치료감호시설 필요”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5.28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고법, 치료감호 필요성 인정되지만 입법 목적 부합하는 시설 설립돼야

법원이 조현병 환자의 치료감호를 선고하면서 해당 환자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환자의 치료감호 결정과는 별개로 현행 치료감호법이 입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법원이 보인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최근 상해 및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조현병 환자 A씨에 대해 1심과 같은 벌금 100만 원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A씨는 자폐성 장애와 조현병 증세인 상태에서 4세 여아를 폭행했고 1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벌금 100만 원과 치료감호가 결정됐다.

그러나 A씨는 법원의 치료감호처분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치료감호소 특성상 A씨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경일 뿐 아니라, 재범의 위험성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재판부는 A씨가 치료감호대상자에 해당된다고 봤다.

현행 치료감호법 제2조제1항은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를 치료감호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형법 제10조제1항에 따라 벌할 수 없거나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형이 감경되는 심신장애인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되는 죄를 지은자도 이에 포함된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4세 때 국립정신병원에서 유사자폐를 진단받고 6세 때 자폐 2급판정을 받았다"며 "이전에도 출소 후 20일도 지나지 않아 재차 사건 범행을 저지르는 등 여러 차례 범죄전력이 있다“며 ”A씨는 심신장애인에 해당되고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치료감호 요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현재 치료감호소에 A씨가 받을 수 있는 치료 과정이 없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치료감호법에 따라 운영되는 치료감호소로는 공주치료감호소가 유일한데 여기에는 자폐장애를 가진 피치료감호자에게 단순히 약물 복용을 지시하는 외에 사회 적응력 향상을 위한 다른 치료, 교육, 훈련 과정이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A씨에게 치료감호를 명하는 것은 형식적으로 법 규정에 부합하는 판단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치료감호법에서 정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아닌 단지 일시적인 자유의 박탈에 그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번 판결이 특수한 교육과 개선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해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함으로써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복귀를 촉진한다는 치료감호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법원은 A씨가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재 A씨와 같은 자폐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설 및 프로그램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A씨에게 치료감호의 필요성 자체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A씨는 이전에도 수차례 범죄 전력이 있고 민간 정신병원에서도 강제퇴거 조치를 필요로 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치료감호처분이 재범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A씨의 치료감호를 선고할 수밖에 없으나 판결의 집행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에 대해 치료감호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는 치료감호시설을 설립, 운영함으로써 적정한 판결의 집행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