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 전문의 없었다면 적당량 약물투여도 ‘과실’
마취과 전문의 없었다면 적당량 약물투여도 ‘과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5.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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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양악수술 중 식물인간된 환자에 의료진 10억 배상 판결

국내병원에서 양악수술을 받다 식물인간이 된 중국 여성에게 해당 병원 의료진이 1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술을 위한 적절한 용량의 프로포폴을 투여했다 하더라도 마취가 전문의가 배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서울중앙지법 제15민사부는 지난 2016년 중국 여성 A씨가 B병원 의료진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의료진에게 10억 8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중국 톈진 출신으로 B병원에서 양악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에 도착, 해당 병원에서 양악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을 위해 프로포폴을 수차례 A씨에게 투여했고 이후 수술 도중 절개부위를 꿰매는 단계에서 A씨에게 호흡곤란 증상이 시작됐고 심폐소생술에도 불구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40여 분간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차도가 없어 119 구조대에 연락, 인근 병원으로 A씨를 옮겼지만 A씨는 장시간 산소공급 중단으로 인한 뇌손상 진단을 받고 현재 식물인간 상태다.

이에 A씨의 가족 측은 의료진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의료진은 환자가 애초에 심장 지병이 있었다는 점, 수술 전에 음주행위가 있었던 점 등을 주장하며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 마취가 전문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과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프로포폴은 임상에서 널지 사용되는 제제로 투여량이 많지 않다면 호흡곤란을 의료진의 과실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건에서 환자의 호흡과 진정 상태를 확인할 전문의가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과실을 지적했다.

다만 프로포폴의 투여방법 등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7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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