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향 白酒의 맛에 푹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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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신문
  • 승인 2019.05.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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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술 전문가....김맹호 구로현대의원 원장
"술은 인간이 먹을수있는 가장 향기로운 음식"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하나씩 찾아가길 바랍니다”


김맹호 원장은 자신을 ‘술꾼’이라 서슴없이 칭한다. 평소 그가 즐긴다는 중국의 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단순한 술꾼, 애주가보다는 전문가의 면모가 풍긴다. 술은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향기롭고 풍부하다’는 김맹호 원장과 유쾌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 

“중국 술, 평생을 마셔도 다 못 마실 걸요?
중국의 긴 역사와 함께 해왔으니까요”?

김 원장은 중국 술, 즉 백주(白酒, 중국어로는 ‘바이주’라고 한다)를 즐긴다. 즐기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백주 전문가다. 과거 소주나 맥주, 와인, 위스키 등을 즐기던 그가 백주의 세계에 발을 들인 건 우연한 계기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에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갔어요. 선물이라도 사갈까 싶어 근처(대림동) 백주 판매점에서 2병 정도 구입한 후 마셨는데, 맛도 반응도 좋더라고요. 그 길로 동호회에 가입해 백주의 맛을 알아갔어요. 또 의사들 특유의 직업병이랄까. 무엇이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성향이 있잖아요? 먹다 보니 저절로 백주를 분석하며 공부하게 되더군요. (웃음)”
중국의 긴 역사와 백주는 맥락을 같이했다. 대륙의 스케일을 증명하듯 주창(酒?, 백주 제조 회사)만 해도 8천여 곳이 넘는다. 평생 모든 백주를 다 맛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종류와 맛이 천차만별인 백주를 김 원장은 끝없이 알아가고자 한다. 실제로 그의 진료실 뒤에 자리한 작은 방에는 시중에서 판매하지 않는 원주(原酒, 어떤 것도 혼합되지 않은 증류 원액)와 다양한 백주들이 보관돼 있다. 
“원주의 경우, 동호회 회원 중에 판매자들이 있어요. 그분들이 가끔 ‘맛 보라’며 주시죠. 백주를 잘 아는 사람 몇 명만이 맛볼 수 있어요. 저는 술을 모으진 않아요. 단지 술을 평가하기 위한 비교시음용으로 가지고 있는 거죠. 종종 약속 장소에 갈 때 한 병씩 가져가기도 하지만요. 하하!”
김 원장은 원주의 향을 맡아볼 수 있도록 흔쾌히 뚜껑을 열어 건넨다. 향긋한 과일 향이 퍼진다. 술의 향이 이토록 기분 좋을 수 있다니, 기자의 반응에 김 원장은 백주의 향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백주에 대해 막간 강의를 시작했다. 

“풍부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백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중국 17대 명주부터 시작해보세요!”

주변 혹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맥주, 와인, 위스키 고수들은 많이 접하지만, 백주 고수는 드물다. 아마 평상시 중국 술을 쉽게 구할 수 없고, 도수가 높다는 인식 때문에 접근이 어렵기 때문일 터. 하지만 김 원장은 알기 시작하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와인이나 위스키보다 훨씬 저렴하게 백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술은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뉘는데, 원나라 몽골족에 의해 전해진 증류법과 중국 고유의 증류법이 합쳐져 탄생한 게 백주입니다. 보통 3대 바이주는 모태(茅台, 마오타이), 오량액(五粮液), 수정방(水井坊)으로 알려졌는데, 잘못된 사실이에요. 아마 면세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맛도 좋기 때문에 그럴 거에요. 3대 바이주는 ‘모오검’이라고 해서 모태, 오량액, 검남춘(劍南春)을 일컬어요. 수정방은 1998년 사천성 성 도시에서 발견된 유적의 거리 이름을 따서 만든 술로, 역사가 짧아 명주의 반열에 들기엔 무리가 있죠.” 
생소한 백주의 세계에 거듭 질문이 이어지자, 김 원장은 중국의 17대 명주에 대해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명주라 함은, 과거 다섯 차례 시행했던 전국평주회(全??酒?, 술을 품평하는 회의)에서 한 번이라도 금장(1등)을 수상했던 술을 뜻해요. 이는 국가적인 행사죠. 여기서 금장을 받은 17개의 술을 중국의 명주로 선정, 관리하고 있죠.”?
1952년 제1계 평주회(一? ?酒?, 1계는 우리말로 1차를 뜻한다)에서는 모태, 분주, 노주노교, 서봉주가 4대 명주로, 1963년 제2계 평주회에서는 오량액, 고정공주, 노주노교, 전흥대곡, 모태, 서봉, 분주, 동주가 8대 명주로, 1979년 제3계 평주회에서는 모태, 분, 오량액, 검남춘, 고정공주, 양하대곡, 동주, 노주노교(2회와 다른 점은 서봉주, 전흥대곡이 빠지고 검남춘과 양하대곡이 포함됐다)가 10대 명주로 선정됐다. 이어 1984년 4계 평주회에서 황학루주, 쌍구대곡, 랑주가 추가돼 13대 명주로, 1989년 5계 평주회에서 보풍주, 무릉주, 송하량액, 타패주를 포함해 17개의 중국의 국가 명주가 탄생했다고 김 원장은 설명한다. 
“백주를 좀 마셔본 분이라면 17대 명주를 먼저 섭렵하는 것이 좋겠죠? 그다음 중국의 22개 성과 5개의 자치구의 명주를 찾아 마시는 것이 좋겠네요.”

“백주를 접해본 적 없는 초보자라면 
중국집이나 면세점에 가보는 걸 추천해요”

백주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17대 명주는 의미 없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 그렇다면 백주에 대해 알고자 하는 초보자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김 원장은 명쾌하게 ‘중국집이나 면세점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소위 빼갈이라고 하죠? 중국집에서 연태고량주나 이과두주를 맛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다면 하나씩 시작해보는 거죠. 그리고 다른 백주를 만나고자 한다면 면세점에 가보세요. 면세점에는 마오타이, 오량액, 수정방 전장, 분주청와 30년, 봉향경전 30년 같은 최고의 술들이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술이기도 하고, 선물용으로도 좋아요.”
면세점에 갈 수 없다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연태고량과 이과두주로 제한된다. 이에 김 원장은 대림동의 중국 술 판매점을 추천한다. 훨씬 다양한 술을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중국 술에는 향형이 있는데, 크게 4가지 향형으로 나뉘어요. 우선 장향은 간장향과 비슷해요. 농향은 연태고량주처럼 단맛이 강한 과일향이 특징이죠. 청향은 알코올이 훌훌 날아가는 느낌이랄까. 이과두주를 떠올리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미향은 사케와 비슷하지만 확연히 달라요. 이를 기준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게 백주를 선택해보면 좋을 겁니다.” 
김 원장은 농향으로는 량아태 중화공, 장향으로는 습주, 청향으로눈 분주를 꼽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향으로 수입되는 품목은 없다. 아쉬운 대로 장향과 농향이 섞인 겸향의 백년지존과 같은 술들이 있으니, 연태고량주나 이과두주와 확연히 다른 맛과 향을 느껴보라고 전한다.
“<서울의사>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백주를 말씀드릴까 해요. 농향으로는 랑패원장1호(?牌原?一?), 장향으로는 귀주진주에서 나온 진주8년(?州珍酒 珍酒珍八), 청향으로는 감원양식주량주진장원장노교(?原粮食酒粮酒珍藏原?老酒), 미향으로는 원전야산소(元前野山?) 52도입니다. 물론 제 개인 취향이라는 점을 명심해주세요. (웃음)”

“올해 두 번의 중국 주창 여행를 꿈꿔요 
동료들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을 찾길 바라요”

김 원장은 올해 계획으로 두 번의 중국 주창 여행을 꼽았다. 3박 4일간 중국의 주창을 돌며 다양한 백주를 접하는 여행은 그의 행복 중 하나다. 하지만 김 원장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힘들 수도 있겠다’고 웃으며, ‘그저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고백한다. 
“인생에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지 않아요. 어차피 인생은 뜻대로 안 되는 법이니까요. 다만 행복하게 살고자 해요. 아이들에게도 ‘네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라’고 말하죠. 제가 술을 즐기는 것도 인생을 더 풍부하게 즐기기 위함이에요.”
김 원장은 동료 의사들도 그 어떤 것이든,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고 전한다. 
“삶이 풍부해지는 데 꼭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운동이든, 글쓰기든, 의사회 활동이든 대개 의사들은 취미를 가지거나 다른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죠. 그건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일이든 좋아하는 한 가지를 통해서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행복한 삶을 꿈꾸는 그는, 동료들에게도 진심 섞인 마음을 전한다. 각자가 꿈꾸는 행복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앞으로도 김 원장은 개원가 의사로서, 자신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갈 예정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시 한 편을 소개했다. 
“당나라의 시인 왕유를 좋아하지만,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좋아하는 시가 바뀝니다. 요즘처럼 꽃이 아름다운 봄에는 장약허라는 중당 때 시인이 쓴 春江花月夜(춘강화월야)가 좋겠네요.” 

昨夜閑潭夢落花, 어제 밤 물가에 꽃 지는 꿈을 꾸었는데
可憐春半不還家, 애닳은 봄이 반 지나도 집에 돌아가질 못하네
江水流春去欲盡, 강물에 실려 봄이 다해가는데
江潭落月復西斜, 연못에 비춘 달은 서쪽으로 기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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