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신부전 제도 전무...관리법안 필요"
"말기신부전 제도 전무...관리법안 필요"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9.05.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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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학회, 까다로운 급여인정 기준도 개선 돼야
국제 학술대회 'KSN 2019' 오는 26일까지 진행

신장투석 분야 전문가들이 말기신부전을 예방하기 위한 '만성신질환 관리법안'의 필요성을 제기해 주목된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김연수, 이하 학회)는 23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국제 학술대회 'KSN 2019'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올해 학술대회는 'Peaceful kidneys, Save Lives'를 슬로건으로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이 신장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2018명(국내 1865, 국외 153)이 사전등록을 마쳤고 12개국에서 약 532편의 초록이 접수됐으며, 최근 인도주의적 남북 교류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학회는 한반도 내에서의 의료 협력이라는 주제로 5월 25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의 특별 세션도 구성했다. 

(왼쪽부터) 김연수 신장학회 이사장, 이정표 이사, 류동열 이사
(왼쪽부터) 김연수 신장학회 이사장, 이정표 이사, 류동열 이사

■제4차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공개..."만성 신질환 관리법안 필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학회는 KSN 2019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진행된 제4차 인공신장실 인증평가의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 발표에 앞서 김연수 학회 이사장(서울의대 내과학교실)은 "이미 해외에서는 혈액투석 관련 인공신장실의 운영을 체계적으로 제도화했다"며, "한국은 말기신부전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5차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보고’에 따르면, 평가대상 기간 799곳 중 23.7%에 해당하는 189개 기간에는 혈액투석 전문의가 없었다. 

요양병원의 경우 95개 평가대상 기관 중 58곳 (61%)이 혈액투석 전문의 없이 투석 치료가 이뤄지고 있었다. 인공신장실의 C형 간염 집단 발병이나 투석환자의 요독성 혼수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바가 있는 데 이는 비전문가 진료가 고스란히 환자 피해로 귀결됨을 보여주는 사례다. 

9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연간 2조원의 의료비를 지출하며 투석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전문적인 치료가 보장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말기신부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적인 틀이 국내에 아직 없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학회는 해외 각국에서는 이미 혈액투석과 관련해 인공신장실의 인력, 시설, 운영에 대한 설치기준을 가지고 있거나 인증의 형태로 인공신장실 질 관리를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가 시행한 제4차 인증평가는 전국 163개 기관을 대상으로 109명의 학회 회원들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진행됐고 평가위원들은 서류심사 및 현지조사를 통해 각 의료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료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평가결과 전국 163개 중 133개 기관(81.6%)이 기준에 부합해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서를 받게 됐다. 지역 인증율을 살펴보면, 서울 지역 65개 중 55개 기관(84.6%), 경기·인천 지역 35개 중 29개 기관(82.9%), 부산·경남 지역 20개 중 15개 기관(75%), 대구·경북 11개 중 8개 기관(72.7%), 광주·전라 지역 8개 중 7개 기관(87.5%), 대전·충청 지역 15개 중 11개 기관(73.3%), 강원 5개 중 4개 기관(80%), 제주 4개 중 4개 기관(100%) 등이다.  

이번 결과로 2019년 5월 현재 전국적으로 245개 기관이 학회의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  

4차에 걸쳐 전국 인증평가를 진행해 온 이영기 학회 투석이사(한림의대 신장내과)는 “인공신장실 인증평가가 국내 투석 치료의 표준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회의 권고와 인증에 대한 각 기관의 자발적인 참여로는, 안전한 투석치료를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4차 인증평가의 대상이었던 578개 기관 중 163개(28%) 기관만이 참여한 점을 보더라도, 말기신부전 치료에 대한 제도적인 관리가 필수적임을 뒷받침한다. 특히 2010년 58,232명에서 2015년 79,423명으로 말기신부전 환자수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전체 보건 의료비용도 2010년 1조 3천억원에서 2015년 1조 9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이사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시간적 손실, 실직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 비용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말기신부전의 예방, 관리 및 연구 등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시행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김연수 이사장은 “학회에서 오랜 기간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 및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주관하며 많은 성과를 보였지만, 각 기관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하는 사업의 한계를 절감한다”며, "‘말기신부전 관리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학회 산하 꾸려져서 2018년 12월부터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신장학회가 국제 학술대회 'KSN 2019'의 시작을 알렸다
신장학회가 국제 학술대회 'KSN 2019'의 시작을 알렸다

■투석 방법 선택..."함께하는 의사결정 중요, 환자교육 프로그램 개선돼야"

학회는 교육·상담료 급여 인정이 진료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알아보고자,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2019년 4월 설문 조사를 시행해 그 결과를 KSN 2019 국제학회에서 발표했다.

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60%에서는 급여 적용 후 더 많은 환자에게 교육을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종합병원 및 병원급에서는 60~80%의 기관이 급여적용 전후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다. 

급여 적용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는 이유로는 까다로운 급여 인정 기준을 들었다. 

이성우 을지의대 교수(신장내과)는 “22,120원의 수가가 매겨진 만성신부전 교육을 위해 의사, 간호사, 영양사, 약사를 포함하는 3인 이상의 팀이 구성돼 80분 이상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교육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가 수가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 병원급에서 만성신부전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연수 이사장은 “조기에 신장질환 전문가의 교육 및 상담을 받고 투석을 시작한 환자들이 투석이후 경과가 더 좋고, 환자별 치료 비용도 적게 든다”면서 학회 산하 ‘말기신부전 환자의 치료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캠페인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의 팀장을 맡고 있는 김세중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학회 일반이사)는 “투석 치료의 주체로서 환자가 투석 방법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shared decision making (함께하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려면, 질병과 치료 과정에 대한 환자의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만성신부전 단계별 교육이 반복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교육 자료를 만드는 캠페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단계로는 실제 진료 여건에서 교육이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상담에 대한 수가 및 급여 인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작업도 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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