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낙태 진료거부 인정…건보적용 고려도”
“의료진 낙태 진료거부 인정…건보적용 고려도”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5.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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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낙태 입법과제 국회토론회 개최
대한산의회, 의학적 이유 있을 땐 건보 적용 가능

낙태죄가 헌제에서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가운데 의료진의 낙태 진료거부를 인정하고 낙태시술에 대한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2일 국회입법조사처 4층 대회의실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의 쟁점은 △의사의 진료 거부 권리 인정 여부 △낙태 결정 전 상담 및 숙려기간 도입 △건강보험 적용 △임부의 자기결정권 허용 수준별 시기 구분 △시기별 허용 사유 등이었다.

특히 의료진의 낙태시술 거부 권리 인정 여부의 경우 의사 개인의 신념과 종교관, 가치관에 따라 진료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현재 의료법 제15조제1항은 의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낙태시술을 임부가 요구하면 의료진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현재 낙태에 대한 신념에 의한 거부를 법률로 허용하는 국가는 미국, EU 28개 회원국 중 21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등이 있다.

이들 국가는 의사의 진료거부권을 인정하는 대신 의료인에게 임부를 낙태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후송할 의무를 부여하고 낙태시술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정해 고시하는 등으로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제한되지 않도록 보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많기 때문에 기관 차원에서 낙태시술을 거부할 수도 있다”며 “또한 지금까지는 낙태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낙태시술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산과의사가 많아 의료진의 진료거부와 더불어 서비스의 공급과 소비의 밸런스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임부의 낙태에 대한 요청을 받은 의사가 신념과 종교적인 이유로 진료를 거부해도 의료법상 진료 거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과 불가피하게 낙태수술한 의사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신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신부(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도 “태아의 생명은 헌법에 따라 보호 받으며 그러므로 의료인과 의료기관에게 낙태를 의무로 부과할 수 없다”며 “낙태를 하지 않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에게 낙태시술 기관을 안내하거나 알선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낙태 결정 전 상담 및 숙려기간 도입 및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의견도 개진됐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상담 및 정보 제공 이후 의무적 숙려기간을 둘 경우, 오히려 시술을 지연시켜 여성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 시술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프랑스에서도 1주 숙려기간이 여성에게 심리적 부담을 줘 임신중단을 지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폐지한 바 있다. 우리도 이부분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산의회 법제이사는 “약물만으로 낙태가 가능한 8주 이내에는 상담과 숙려 기간이 현실성이 없다”며 “그러나 임신 12주 이후에는 약물 낙태만으로는 불가능한 시기이므로 이 기간에는 낙태 결정전 상담 및 숙려기간을 도입해야 하나 1주일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태시술의 건보적용에 대해서는 “사회 경제적 사유로 인한 경우는 질병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건강 보험에 적용 하는 것을 반대한다”면서도 “윤리적 적응과 강간 및 태아의 심각한 기형이 확인된 경우와 임신의 지속이 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건보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실적인 건강 보험 수가(10만원 내외)가 지나치게 저 수가로 인해 의사들이 수술을 기피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건보 수가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종교계는 여성의 낙태하지 않을 자기결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신한 많은 여성들이 주변으로부터 낙태 압력을 받으며 이들이 낙태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견해다.

정재우 신부는 "태아의 생명 보호는 헌재의 결정에 담긴 대전제다. 새로운 입법에서도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는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며 "최대한 여성이 낙태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국가는 여성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상담과 숙려기간에 대해서는 "여성이 낙태를 고려하도록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원인을 제거할 방법을 찾고 사회적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낙태 시술의 과정과 위험성, 합병증에 대한 정보도 이때 교육하고 충분한 숙려기간도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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