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km 초록 물든 숲길…가슴이 ‘뻥’ 뚫리다
6.5km 초록 물든 숲길…가슴이 ‘뻥’ 뚫리다
  • 김진국
  • 승인 2019.05.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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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50) ‘장봉도 갯티길’

김 진 국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

 

인천에 있는 장봉도(長峰島)는 이름 그대로 섬의 모양이 길고 봉우리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의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으로 40분이 걸리는 곳으로 연간 35만 명이 방문하는 트레킹 명소로 유명한 섬이다. ‘갯티’란 썰물시 드러나는 갯벌 사이의 섬 둘레길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장봉도 갯티길은 해안 절벽 위를 걷는 ‘장봉해안길’과 능선을 따라 걷는 ‘하늘나들길’ 등 7개 코스로 구성되어있다.

■ 해안 비경과 해변 백사장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장봉해안길
아침 일찍 출발하여 첫배인 7시 10분 여객선으로 정봉도로 향한다. 어제까지 미세먼지가 심한 날씨에 매우 걱정을 하였지만 다행히 많이 맑아졌다. 새우깡에 익숙한 몸짓을 보이는갈매기들이 어디선가 나타나서 우리들을 반겨준다. 신도를 거쳐 장봉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우리를 종점까지 이동 시켜줄 마을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마을 어귀의 벚꽃길 가로수들은 벚꽃축제 기간에 맞춰 꽃분홍색으로 물들었다.

종점에 내려서 해안길 입구 안내판에서 오늘의 일정을 다시 되짚어본다. 입구에서부터 깎아지른 듯한 가파른 언덕에 걱정이 되었지만 여유를 갖고 시작해본다. 조금씩 오를 때마다 저멀리 보이는 멋진 바다 풍광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을 걸으며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찬란한 햇빛 조명을 받은 진달래 꽃잎들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수줍은 새색시처럼 살며시 연보랏빛 얼굴을 내밀고 있는 각시붓꽃들도 사진 모델이 되어준다. 

확 트인 바다가 보이는 윤옥골 해변을 지나 본격적인 해안 절벽 위의 둘레길의 시작이다. 바다 건너 두 섬이 구름 사이에 신비하게 숨어서 우리를 오라고 손짓한다. 길가에 지층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바위 모양이 마치 책 같기도 하고 나무의 나이테 같기도 하다. 첫 번째 전망대에 다다르니 정말 멋진 해안 비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푸른 봄 하늘에 신비스런 구름무늬가 더해져 나의 작품사진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낙조가 아름답다는 가막머리 전망대에 도착해서 둘 만의 추억사진을 남기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하늘과 초록 숲이 빚어내는 하늘나들길
이제부터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광이 초록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하늘나들길이다. 오솔길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진달래와 함께 푸른 소나무들이 호위를 선다. 푸른 하늘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더니 우리가 걸었던 해안길과 여러 섬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멋진 수묵화 한 점을 보여준다. 반대편으로는 분홍빛 벚나무들이 늘어선 임도길과 초록 숲이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한껏 뽐을 내고 있다.

소나무의 호위를 벗어나자 연초록의 어린잎들이 해님의 사랑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초록 숲길이 이어진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들의 여린 살갗을 떠오르게 하는 연초록빛 새순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높이 솟은 금빛 바위에 올라서서 맘껏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풍경을 추억 속에 담아본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삼삼오오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며 모두들 감탄 연발이다.       
 
천천히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마을길로 향한다. 마을에 들어서니 언덕 한편에 과수나무 꽃들이 만개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어준다. 한적한 마을 길가에는 노란 민들레와 보랏빛 제비꽃이 봄소식을 알려준다. 버스 종점 가게에서 시원한 맥주 한 모금으로 봄볕에 탄 갈증을 날려버린다. 소박한 정원에 핀 할미꽃을 감상하며 4시간, 6.5km의 오늘 걷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 여행 TIP. 장봉해안길은 언덕의 경사도가 심해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벚꽃개화 시기에 열리는 축제 기간에는 벚꽃길 걷기코스로 온 가족이 함께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르신이나 어린이와 간다면 자가용을 가지고 장봉도로 들어가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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