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9:45 (목)
`적정 수가' 대통령 약속 지켜라 
`적정 수가' 대통령 약속 지켜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5.13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서 날로 팍팍해지는 병·의원들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가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5월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을 비롯한 6개 의약공급자단체장들은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 일정에 돌입해 오는 5월 31일까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協商)의 사전적 의미는 `입장이 서로 다른 양자 또는 다자가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서로 협의하는 것'인데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이 도입된 지 12년째를 맞는 현 시점에 그동안의 수가 `협상'이 정말로 협상답게 진행됐는지 묻는다면 누구도 그렇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사실상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추가재정소요분(bending)을 공단이 공개하지 않아 정보가 비대칭한 상황에서 각 공급자단체들이 의미 없이 눈치싸움만 벌이는 `제로섬 게임'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깜깜이 협상' 관행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공단이 지난해 9월부터 공급자단체와 소통을 위해 제도발전협의체를 운영하며 공급자단체의 자료제출 요구에 비교적 성실히 임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이달 중 열릴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추가소요 재정규모(밴딩)를 조기에 공개하는 것을 논의키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간 공단이 공급자단체보다 정보 우위를 바탕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벌일 수 있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던 밴딩 조기 공개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수가협상 판도 자체를 뒤집는 실로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보장성 강화 정책 계획 발표 시점부터 수차례 적정수가 부담 의지를 밝혀왔고, 공단 김용익 이사장도 지난 5월 상견례에서 적정수가 보장은 `대통령의 약속'이라며 이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이 직접 `약속'했던 사항이 그저 말뿐으로 그치지 않고 올해 수가협상에서 반드시 실현되어 날로 악화되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의료기관의 숨통이 모처럼 트이고 경색된 의정관계도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제 정부와 공단이 정말로 그 의지를 보여줄 때가 왔고 그에 앞선 선결과제로 협상도 정말 협상답게 성숙하게 진행할 때가 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