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진정성 없다면, 언제든 수가협상 중단"
"정부 진정성 없다면, 언제든 수가협상 중단"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9.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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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필수 수가협상단장, 수가협상서 명분 아닌 ‘실리’ 추구
이필수 의협 수가협상단장
이필수 의협 수가협상단장
“수가협상 제도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정부의 형식적인 답변과 무성의한 반응이 감지된다면 언제든 협상을 중단할 것이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수가협상단 단장(의협 부회장·전남의사회장)은 지난 8일 의협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수가인상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필수 단장은 “40대 집행부엔 이번이 사실상 첫 협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 직후 바로 수가협상이 시작돼 검토와 대비를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지난해 수가협상은 결렬됐고, 결국 2.7%라는 초라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수가협상이 40대 집행부 취임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더 이상 '회무 미숙', '준비기간 부족' 등의 변명도 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단장은 “의협 의쟁투가 결성된 현재 의료계가 요구했던 진찰료 30% 인상은 의사회원들의 무의식 속에 수가협상의 척도와 기대치로 자리잡았다”며, “어지간한 성과로는 회원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막중한 책임감을 털어놨다.
 
이 단장은 "이번 기회에 ‘저수가를 완전히 해결하겠다’, ‘역대 최고의 인상률을 가져오겠다’는 등의 실현 불가능한 장담을 하지는 않겠다”면서 “다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주어진 조건'이란 현행 수가협상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의미한다. 이 단장은 “제도의 구조적 한계는 필해 개선돼야 할 과제이지만, 법과 제도개선은 별도의 영역으로 현재는 수가협상 자체에 집중하고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필수 단장은 이번 협상을 통해 ‘수가 인상’이라는 수치적 결과는 물론, 적정 수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 기간 동안 한국 저수가에 대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부각시키겠다”면서 “적정한 수가가 책정돼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 전환 계기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수가협상을 진행하다보면 흥정하는 듯한 모양새가 생기게 되는데 의료라는 본질적 가치를 돈 몇 푼으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다만 적정한 수가가 책정돼야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며, 의료서비스의 가치는 의료공급자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변화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진료비 누적 관련 자료를 설명중인 이필수 단장
진료비 누적 관련 자료를 설명중인 이필수 단장
지난해 12월 수가협상단을 미리 구성한 직후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필수 단장은 "이번 협상단은 이례적으로 작년 12월, 무려 6개월 전에 미리 구성했다”며, “당연히 기초자료와 통계도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실제 협상에 들어가는 협상위원과 자문단뿐만 아니라 의협 집행부 및 산하단체, 더 나아가 의협회원 모두가 수가협상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한다는 공감대와 의식개선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의협은 의식개선의 일환으로 대통령이 언급한 적정수가 약속을 지키라는 등의 공개적인 요구를 통해 현행 저수가의 문제점을 공론화시켜왔다.
 
특히 진찰료 인상, 처방료 부활, 의료 안전수가 등 시급한 사항도 구체적으로 제안하며 그 해법을 찾기 위해서도 노력한 바 있다.
 
이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의 키워드와 효율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물리적 시간을 확보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필수 단장은 정부의 형식적인 답변, 무성의한 반응 등이 정도 이상으로 감지된다면 언제든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의협은 그동안 수가인상에 대한 근거로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현행수가, 의원급 의료기관의 타 유형대비 진료비 증가율과 점유율의 차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수가인상의 근거를 제시해왔다"며, "이번에는 의료정책연구소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분석 조사 결과를 수가협상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단에서 의협이 수가인상 근거를 제대로 제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단도 수가협상 때 제대로 된 근거를 가지고 협상수치를 제시했었는지 의문"이라며, "공단은 의협에 제시하는 협상 수치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할 때마다 매번 재정운영위에서 정한 밴딩 범위에서 할당되는 수치일 뿐이라고 궁색한 답변을 했다.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협상에 임해왔던 것은 바로 공단"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단장은 "매년 반복되는 수가협상의 폐단과 문제점은 감수하더라도 협상에 임하는 공단의 태도와 재정운영위의 불투명한 밴딩 결정, 직역별 배분, 의협의 수가인상 당위성·요구에 대한 무성의한 반응이 감지된다면 언제든 협상 중단을 선언할 각오가 돼있다"며, "공단이 의협에 인상률에 대한 합리적 사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의협 역시 당위성 있는 자료를 근거로 협상에 임하겠지만, 공단과 재정운영위에서 의협의 근거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고 있는 이상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의협은 공단과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현행 수가계약의 구조와 방법론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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