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에게 전문가다운 태도와 윤리의식 심어”
“의대생들에게 전문가다운 태도와 윤리의식 심어”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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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대의대 학생행복센터 서보경 센터장·이영희 부센터장

“의대생들이 의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전문가다운 태도와 행동, 윤리의식을 갖춘 의사로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서보경 학생부학장·학생행복센터장(안산병원 영상의학과)과 이영희 학생행복센터 부센터장(교육학자, 상담심리전문가)은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고대의대 학생행복센터는 학생들의 학교적응과 자기계발을 돕기 위해 설립된 학생복지기구다. 학습과 적성, 진로 탐색 상담으로 학습능력 향상과 미래설계에 도움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대인관계, 의사소통능력, 리더십 배양을 위한 상담과 생활 지원을 하고 학업 및 스트레스 등에 대한 고민 상담과 정신건강문제의 예방과 조기 발견, 진단 및 치료까지 지원하고 있다.

고대의대 행복센터 서보경 센터장(사진 左)과 이영희 부센터장(사진 右)
고대의대 행복센터 서보경 센터장(사진 左)과 이영희 부센터장(사진 右)

서보경 센터장은 “사실 외국 의대에는 이런 학생지원시스템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데 국내 의대는 굉장히 부족한 현실에 우리가 실험적으로 운영에 나서게 됐다”며 “물론 본교에도 학생상담센터가 있지만 의대 특성상 시간과 거리의 제약으로 이용하기도 힘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단체 생활을 하며 의사라는 단일 직업인을 길러내는 특수목적상 의대생들만을 위한 이런 프로그램이 의대 내에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업적으로 많이 어려워지는 본과 1학년 시기에는 기다리는 시간 없이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했는데 반응이 점점 더 좋아져 학생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개인 상담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영희 부센터장은 “의대생들의 특징이 있다면 성적 상위 0.1% 이내의 학생들이라서 일단 지적으로 우수하고 기본적으로 책임감과 성실함이 몸에 베어 있다”며 “하지만 한편으론 지나친 완벽주의로 한 번 실수한 것에 대해 견디기 힘들어하고 무엇이든 힘들어도 혼자 해결하려 하며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어 이런 부분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험을 앞두고 의대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서 이럴 때 필요한 맞춤형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부담없이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익명성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센터장은 “1대1 멘토링 프로그램과 단체 상담, 런치미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로상담을 진행하면서 과거와 많이 달라진 점도 느낀다”며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 시대 흐름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이 임상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의공학과 로봇공학 등 매우 다양하다. 단순히 인기나 돈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비젼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센터장은 “일례로 ‘교수님께 직접 물어보는 전공이야기’라는 이름으로 학생 6명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AI가 미래에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나타내며 예과부터 의학과 공학을 같이 공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그래서 어차피 의공학자라고 의학과 공학을 모두 완벽하게 할 수는 없으니 어디까지나 임상의사로서 의공학에 접근하면 될 것이라는 통찰을 얻어간 학생도 있었다”고 전했다.

고대 의대는 입학 시에 학생들이 의학도로서 학교와 자신의 명예를 준수하기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고 서약하며, 임상실습에 임해 가족, 동료, 스승 앞에서 학교의 명예와 예비의사로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선서문에 서약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의학도로서 품위 있는 행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하는 등 건강한 의학도로 성장을 돕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강의실 또는 실습 교육 현장에서 학습분위기를 저해하거나 정신 또는 신체 건강 문제로 학습이나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발견되고 있고 이를 발견한 동료 학생이나 교직원이 학교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체계도 미흡한 실정.

특히 학생들 또는 대학원생이 선배 또는 교수 또는 직원으로부터 상하관계로 인해 인권과 상호존중의 관점에서 부적절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에도 시정할 수 있도록 학교에 요청할 수 있는 체계 또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고대 의대는 ‘고려의대 명예지킴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의학도로서 품위와 명예에 어긋나는 행동과 태도를 보이는 학생들과, 동료 또는 상하관계에서 부당행위를 당한 학생이 이를 알릴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다. 이를 통해 문제를 개선하고, 더 큰 문제를 예방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하고, 서로 돕고, 스스로 품위 있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나 대학원생, 직원도 어려움을 겪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또는 심각한 권리 침해의 경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징벌을 전제로 신고한다는 차원이 아닌 서로 돌보면서 건강한 의학도로 성장하고 학교를 명예로운 교육공동체로 가꾸는 공식적인 소통의 통로로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센터장은 “우선 이메일 또는 QR코드로 알리고 싶은 내용이 간단히 작성되어 접수되면 이후 학생부학장에 보고, 진상조사, 후속조치 과정을 거친다”며 “학생행복센터 상담, PLC교수 연계, 관련 위원회 논의 후 세부 후속조치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지킴이 프로그램이 '실명 신고'로 운영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익명으로 운영할지, 실명으로 운영할지 9개월 가까이 고민했는데 익명으로 할 경우 조사에 제한이 가해지고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실명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실명이라도 당사자가 아니라면 절대 알 수 없도록 비밀은 철저히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센터장은 “사실 외국의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의사가 리베이트 수수나 성추행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처벌이 굉장히 센데 이런 의사들은 대부분 이미 의대생 시절부터 표절, 치팅, 허위보고 등을 저지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결국 의대생 시절부터 학생들이 올바른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존재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반증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의대 대부분은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없다. 우선 고대의대가 단순히 시험에 패스한 의사가 아닌 윤리적으로 훌륭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의사를 길러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보경 센터장은 “결국 우리나라 의료계의 미래인 의대생들이 행복해야 미래 환자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의대 내 행복센터를 운영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올바른 프로페셔널리즘을 갖춘 의사로 성장해 우리나라 의료를 충실히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 제공하는 등 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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